국힘 표결 '보이콧'에도 야당 주도 간호법·의료법 등 국회 통과
여,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내비치며 강력 반발...대치 정국 우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회가 '특검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다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정의당 등 야당이 쌍특검·간호법 등을 강행 처리하면서다. 거대 야당의 힘 앞에 속수무책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행사 카드로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국회는 지난 2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논란의 간호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181명 중 찬성 179명, 기권 2명이었다. 의료법 개정안도 재석 의원 177명 중 찬성 154명, 반대 1명, 기권 22명으로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을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으로 불리는 법안도 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됐다. 민형배 의원의 복당으로 170석이 된 민주당은 정의당(6명)과 기본소득당·진보당(각각 1명),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5명)을 총동원해 쌍특검 법안을 신속처리안건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추진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법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손피켓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날 지정된 쌍특검 법안은 앞으로 240일 간의 숙려 기간을 거쳐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다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1년 남짓 남은 내년 총선 직전까지 여야 간 대립은 계속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날(27일) 본회를 통과한 쌍특검·간호법 외에도 국회에는 '노란봉투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쟁점 법안들이 남아 있다. 민주당이 해당 법안을 상임위 소위원회에서 단독 의결하거나 본회의에 직회부하면, 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야당을 압박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간호법은)의료계에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리 당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온몸으로 맞서겠다"라고 말해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27일에도 윤 원내대표는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야당과)타협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끝내 강행처리 한다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총선 전까지 계속 이런 식의 '특검 정국'이 계속될 거라고 본다"라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어떻게는 이재명 리스크와 돈봉투 사건을 덮으려고 할 거고, 소수석을 가진 우리당 입장에서는 대통령 거부권 카드밖에는 대응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간호법'이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법안 공포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간호법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국민과 했던 약속을 파기하지 않으실 것으로 믿는다. 즉각 법률을 공포하기를 바란다"라고 압박했다. 

쌍특검법이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데 대해서는 "민주당은 신속하게 특검법을 처리해서 의혹을 투명하게 밝힐 것"이라면서 "특검을 통해 진실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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