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8393억원, 전년비 27.8%↑
그러나 영업이익 –418억원 기록하며 적자전환
정두영 대표이사 취임 이후 지속해서 실적 악화
[미디어펜=성동규 기자]'건설통'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의심스럽다는 평가가 건설업계에서 흘러나온다. 지난해 말 실적 부진에 빠진 신세계건설의 구원투수로 투입됐으나 실적 반등은커녕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 자료=전자공시 시스템 제공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8392억5070만원이었다. 전년 동기(6494억5202만원)와 비교해 29.22% 증가했다. 거의 모든 사업 부문의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업시설 분야의 매출이 1년 사이 3594억6200원에서 5562억2100원으로 54.74%나 상승,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레저 부문 등도 289억5800만원에서 429억3800만원으로 48.28%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토목 역시 2.44% 증가(148억9500만원→152억5900만원)했다.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분야는 주거시설(2461억3700만원→2248억3300만원, –8.66%)이 유일했다. 

신세계건설은 2018년 주거브랜드 '빌리브(VILLIV)'를 내놓은 이후 순조롭게 주택사업을 키워왔다. 그러나 2021년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대형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지방 물량을 주로 수주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했다.

실제로 신세계건설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17억584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71억1642만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 원자잿값 관리과 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 관리마저 실패하면서 영업손실을 키웠다. 

신세계건설의 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92.8%에서 올해 상반기 98.78%로 뛰어 10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같은 기간 396억2649만원에서 519억7955만원으로 31.17% 증가하기도 했다.

더 큰 악재는 지난해 말부터 현금창출력이 쪼그라들면서 재무구조도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현금이 유입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발생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25억원에 불과했던 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2857억원으로 불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상반기 이자 비용만 69억8174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8억12만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9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차입금이 늘면서 순차입금비율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순차입금비율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채를 보유 현금으로 갚았을 때 남는 차입금의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7.95%로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이 훨씬 많았는데 올해 상반기는 40.24%로 뛰었다.

외형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시설투자와 함께 빚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신세계건설의 경우 빚 증가 폭이 빠르고 크다. 정 대표가 취임한 이후 암울한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정 대표의 취임으로 신세계건설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았다"며 "그런데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오면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원인은 원가율 상승에 따른 공사이익 감소와  공사채권 대손충당금의 보수적 반영됐기 때문이다"며 "적정한 원가관리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위주의 우량사업 발굴을 통해 빠르게 실적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건설 프로젝트가 매출로 인식되려면 2~3년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 대표의 역량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아직은 너무 빠른 감이 있다"면서 "조금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