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6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돼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의 중국 규제에 동참해야 할 여지가 있어 이 부분은 리스크로 남는다. 또 한국 정부의 보조금이 전무한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18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가 텍사스 공장 준공 외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6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공식 발표는 이번 달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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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6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확인돼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의 중국 규제에 동참할 여지가 있어 이 부분은 리스크로 남게 됐다. 또 한국 정부의 보조금이 0원인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제공 |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R&D) 지원금 등 5년간 모두 527억 달러(약 70조1964억 원)를 지원하는 반도체법을 만들었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3억 달러(22조8000억 원)를 들여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한 대만 반도체기업 TSMC의 경우 지원금액이 50억 달러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어, 한국 정부는 보도대로 발표된다면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서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통제에 한국 역시 동참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점은 위험 요소로 분리된다.
현재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일본과 네덜란드의 경우 미국의 요청에 따라 대중 수출통제에 함께하고 있다.
만약 미국의 대중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게 된다면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손실을 입게 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4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외교력이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해 미국과의 대화를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지시간 15일 기자들과 만나 “미 측은 우리나라 대미 투자기업들이 미국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통상·외교 고위급 인사와 상·하원 의원 등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과 면담해 미국에 투자 중인 한국 기업을 차별 없이 신속하게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며 “(한국 측의) 요청사항에 대해 대체로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기업 애로 해소에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반도체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보조금 지원 발표가 가시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조금 정책 마련에 미온적인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 역시 반도체 패권을 되찾기 위해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TSMC 역시 지난 2월 일본 구마모토 1공장을 당초 계획보다 3년 가량 앞당겨 준공했다.
반면 현재 한국 정부는 보조금 정책보다는 세액공제 확대, 국가산업단지 조성, 인력 양성 등 간접지원 방안을 펼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전쟁에 뛰어든 만큼 한국 정부 역시 이에 상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들이 반도체 전쟁에 뛰어들어 보조금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미온적”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기업만 투자하냐’는 시선 때문인데, 진영 논리에 매몰되기 보단, 한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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