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두고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 룰 개정 문제와 개최 시기에 따라 당권 주자들의 유불리가 결정돼 '친윤' 대 '비윤' 간 계파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당초 조속한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해 6월 말 또는 7월 초 전당대회 개최를 추진했다. 그러나 당헌·당규상 전당대회 절차에 40여 일이 소요돼 6월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거대야당과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될 것으로 관측돼 6월 말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은 더욱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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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5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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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존 계획보다 한 달 지연된 7월 초 8월 말 전당대회 개최에 시동을 걸었다. 전당대회 지연 개최 사유로는 전당대회 룰 개정 등 혁신의 필요성을 들었다.
황 비대위원장이 8월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자 친윤계에서는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당대회가 지연 개최될 경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져 견제에 나선 것이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행정적으로 우리가 꼭 거쳐야 할 일을 계산하면 6월은 불가능해 보이고 7월 경이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가장 합리적이고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가능하면 빨리 맞추는 게 맞다”며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 친윤계는 전당대회 룰 개정에도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현행 전당대회 룰이 친윤계에 유리한 반면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반영되는 개정안은 비윤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찐윤’으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은 1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황우여 비대위에서 전당대회 룰 개정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것에 대해 “우리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당 지도부가 그런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게 저는 낫지 않겠냐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전당대회 룰 개정 문제는 비대위가 아닌 차기 지도부가 다뤄야 할 문제라고 반발했다.
현재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당원 100% 투표' 방식다. 이는 지난해 3월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 친윤계에 유리하도록 개정된 룰이다. 그러나 최근 4·10총선에서 수도권 참패를 겪으며 전당대회 룰 개정으로 민심을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비윤계와 총선 낙선자들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또는 30% 비율이 반영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황우여 비대위가 전당대회 관리 목적으로 출범했지만, 총선 참패 영향으로 전당대회 룰 개정 요구는 수용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쇄신에 대한 노력을 보여야 2년 뒤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전당대회 룰 개정은 여론조사 30% 반영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50% 비율까지 확대 반영할 경우 친윤계의 반발이 거세져, 앞선 룰인 당원 70%대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로 회귀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해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시기로 논쟁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판 변수 때문”이라면서 “8월에 전당대회를 할 경우 총선 참패 여론으로 물러난 한 전 비대위원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우여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을 개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총선 참패가 현실화된 만큼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준비하려면 또 윤석열 정권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당원 7 대 일반 국민 여론조사 3의 비율로 돌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친윤계가 전당대회 룰 개정에 반발하고 있음에도 룰 개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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