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선두...내년 양산 목표로 기술개발
삼성전기 뒤이어...2026년 본격 양산
"향후 시장 규모 가늠, 아직 어려워"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이을 차세대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 기판'이 급부상하면서 SKC,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관련 기업들이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품 양산을 서둘러 선제적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 삼성전기가 '국제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KPCA 쇼 2024)'에 마련한 전시 부스./사진=삼성전기 제공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C를 비롯해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심텍 등은 최근 최근 막을 내린 '국제PCB 및 반도체패키징산업전(KPCA 쇼 2024)에서 유리기판 기술력을 공개했다. 

유리기판은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판 중 하나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고순도, 평탄도, 내열성, 화학적 안전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능이 우수해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기가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한 유리기판 기술은 가로 150㎜, 세로 150㎜ 크기로 12단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탑재되는 기판보다 면적이 크다. 여기에는 삼성전기의 유리관통전극제조(TGV) 가공 기술이 적용됐다. 

유리기판의 소재 특성상 가공 과정에서 쉽게 균열이 발생하는데, 삼성전기는 TGV를 통해 균열 없이 미세 구멍을 뚫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유리기판과 구리 배선의 밀착력을 높이는 시드층 접착 기법 등 신기술이 적용됐다. 

LG이노텍은 향후 선보일 유리기판에 멀티레이어 코어(MLC)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LC는 기판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의 소재 구성을 다양화해 신호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 밖에 대덕전자와 심텍 등 중견 기업들은 '글래스 코어 서브스트레이트' 등 기술을 소개했다.


◆ "향후 시장 규모 가늠 어려워...수요에 따라갈 듯"

   
▲ 삼성전기 서버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사진=삼성전기 제공


유리기판은 기술력만 공개됐을 뿐 실물로 나온 제품이 없다. 그렇다보니 기업 간 기술력과 제품 별 비교 분석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본격 양산에 돌입하지 않은 기술과 제품이다보니 향후 시장 규모도 가늠할 수 없다. 

실제 양산을 두고 SKC는 내년을 목표로, 삼성전기는 오는 2026년 목표로 한다. LG이노텍의 양산 시점은 미정이다. SKC는 최근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에 반도체용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했으며, 양산 시점을 기존 2025~2026년에서 내년 상반기로 앞당겼다. 삼성전기는 연내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시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유리기판 관련 시장 규모는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단 부품사인 만큼 반도체를 생산하는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시장 규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기판을 유리기판이 얼마나 대체할 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유리기판이 성능이 더 뛰어나겠지만, 잘 깨진다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고 가격 장점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 고객사의 선택에 따라 향후 시장 규모도 형성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FC-BGA기판과 유리기판을 배터리 업계에 빗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의 경우 원통형과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에 따른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고객사가 이 모든 것을 고려해 부품을 선택을 하는 것처럼 유리기판도 비슷한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리기판의 수요와 양산 비용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산이 본격화하는 내년 이후에야 대중화 정도에 따른 시장 전망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과 서버 수요 증가에 따라 유리기판 수요는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