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D램 가격 상승으로 실적 방어
LG전자, B2B 사업 확장하며 '상고하저' 허물어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양대 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그리고 기업간거래(B2B) 확대 등에 힘입어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상반기에 이어 견조한 흐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DB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음달 둘째주에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0조1000억 원, 10조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8.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1% 소폭 감소한 금액이다. 전년 대비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데는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탓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가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성과급 충담금으로 반도체(DS) 부문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DS부문 성과급 충당금이 약 1조5000억 원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DS부문은 수요 부진에 3분기 출하량과 평균 판매 가격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다는 점도 영업익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DRAM의 평균 판매 가격은 전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실적을 방어할 전망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기업용 SSD를 제외하면 판매가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며  "낸드 B/G(비트 단위 생산량 증가율)와 평균판매가격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 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RAM 관련 실적 전망은 밝다. 특히 중화권 및 북미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의 일반 서버 투자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서버용 DRAM 가격 상승은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같은 가격 상승은 향후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 납품 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인 블랙웰 양산을 늘려 시작한다면, 부족한 물량을 삼성전자로부터 확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블랙웰에 탑재된다면 해당 AI가속기의 판매 시점과 더불어 삼성전자 HBM3E의 매출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스마트폰(MX), 네트워크(NW) 영업이익이 스마트폰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출하량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관측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출하가 전분기 대비로는 증가한 5780만 대로 예상되지만, 이는 기존 전망치 6050만 대를 밑도는 수준"이라며 "MX/NW 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2조9000억 원에서 2조6000억 원으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 LG전자, B2B 영역 늘려...'상저하고' 패턴도 옅어질듯

LG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 LG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익 추정치를 각각 21조9930억 원, 1조530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2%, 5.6% 증가한 금액이다.

LG전자는 B2B 영역 강화로 상고하저 실적 패턴을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잇는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 비중을 4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AI 시대 해결해야할 과제로 떠오른 열 관리 칠러 사업, HVAC(냉난방공조) 사업, 플랫폼·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 생활가전 담당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525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TV 사업을 맡고 있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을 담당하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 이익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성장 전략인 구독 사업, 그리고 B2B 사업 확대의 전환이 이미 진행돼 가시적인 성과로 반영되고 있다"며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팩토링, 충전 사업 등 신사업 매출 확대, 또한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는 구독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회사 LG이노텍이 LG전자의 '상고하저' 패턴을 벗어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3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이 3040억 원을 기록하고 전년 대비 75.7%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아이폰16 시리즈부턴 LG이노텍의 폴디드줌 적용 모델이 프로와 프로맥스 2종으로 늘어날 예정인 만큼 이노텍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애플의 첫 AI폰이라는 점에서 실제 구매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 LG이노텍이 최대 수혜를 받을 것이란 업계의 시각이 우세하다. 박 연구원은 "아이폰16이 전년 대비로 많이 팔릴 것으로 하는 부분이 있어서 하반기 실적 호조는 어느정도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16 시리즈가 예상보다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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