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반도체 업계 '큰손'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출시가 내년에서 올해 3분기로 앞당겨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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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
13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루빈은 6세대 HBM인 HBM4 8개를 탑재한 그래픽 처리장치(GPU)다. 여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쌓아서 만든 칩으로, 연산장치 옆에 붙어서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는 루빈에 탑재되는 HBM4 개발에 문제 없는 눈치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 요구보다 HBM을 조금 더 빠르게 개발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요구한 수준보다 HBM 개발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뿐만 아니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SK AI 포럼' 당시에도 HBM에 있어서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당시 기조 연설 무대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날 때마다 이젠 무섭다"며 "미팅 때마다 HBM 개발 속도를 조금만 더 앞당겨달라는 요구사항이 끊임없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또 SK하이닉스-엔비디아-TSMC 간 AI 삼각동맹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는 HBM 출시 시기와 속도에 누구보다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역시 분주하다. 회사는 설계를 변경한 HBM3E 제품을 올해 상반기에, 6세대인 HBM4 제품을 올해 하반기에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황 CEO 역시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HBM 개발 속도를 두고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HBM4 개발을 두고 단기적인 해결책 찾기에 급급하기 보다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결과물을 얻겠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부터 삼성전자가 실적에서 본격 반등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만반의 준비를 위해 반도체 충남 천안시 삼성디스플레이 건물 일부를 임차해 후공정 패키징 시설도 마련한다. 가동은 2027년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후공정 시설을 마련한 이유는 HBM4부터 GPU와 HBM을 연결해주는 베이스다이에 고객사가 요구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로직 공정이 중요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HBM을 수주하는 기업 입장에선 루빈 탑재 HBM 물량을 많이 선점할 수록 수익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올해 역시 해당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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