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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네이버·한화생명 자사주 매입과 구글

2015-10-31 11:2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휴먼디자이너
자사주매입 계획 공시가 보도되기 시작하면 주식을 단 1주라도 가진 투자자는 신나기 시작한다. 이유는 주식가격이 오른다고 믿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등에서 회사가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자사주 매입이라고 하는데 주식 유통 물량을 줄여주기 때문에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 또한 회사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해 배당처럼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식 보유자는 주식상승과 배당금을 기대하게 된다.

자사주 매입은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해 경영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일부에서는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성장 하고자 하는 기업활동으로 해석되기도 해서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렇고 저렇고 간에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주가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은 확실하다.

삼성전자·네이버·한화생명...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1조 3천억원을 매입하고 전량 소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주가가 곧장 130만원을 치고 올라섰다. 거기에 향후 3년간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연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자사주 매입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매입한 자사주도 전량 소각하고 분기 배당제도 도입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한화생명도 전체 주식의 7.3%에 해당하는 6513만 9750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네이버도 주가 안정을 도모하고 주주가치를 환원하기 위해 1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다. 삼성전자, 환화생명, 네이버 다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기업사냥꾼에게 먹잇감이 되어서는 절대 안 돼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처럼 기업이 국가 소유가 아닌 이상,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기업의 주인은 회사 임직원이 아닌 주주이다. 그래서 기업 이윤 창출과 주주가치 극대화는 기업의 최고 경영목표이며 기업의 존재이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알짜, 우량기업의 주주는 외국인이 꽤 된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적극적인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해외자본 지배력이 확대되었다. 외국자본은 기본적인 주식 시세차익은 물론 배당 심지어는 경영권까지 넘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간 소버린, 칼아이칸 최근 엘리엇까지 해외 투기자본의 국내 기업이 공격을 비일비재 목격해서 잘 알고 있다.

먹튀 기업사냥꾼에게 알짜, 우량기업을 먹잇감으로 잡히기 전에 기업의 경영권 안정이 중요하며 활발한 경영활동 속에서 막대한 실적을 통해 주주자본주의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의 성장과 투자자의 가치투자가 함께 움직이는 장기보유자에게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고 투기성 공매도에 대해 철퇴를 가하고 지분보유 공시기준을 유럽 기준까지 대폭 낮춰야 한다.

하지만 목소리만 나오지 실현이 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만 있는 이상한 반기업정서 때문에 기업 이윤 창출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좀처럼 도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삼성전자, 한화생명, 네이버 등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한국 기업 구글, 한국인 버핏이 있었다면

그래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참으로 부럽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달리 창업자에겐 차등의결권을 부여하고 있고 미국은 경영권를 방어하고, 폐단을 차단하기 위해 차등의결권, 포이즌필이라는 신주인수선택권 등을 인정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칭송받고 있는 워런 버핏은 일반 투자자보다 200배의 많은 의결권을 가지고 버크셔 해서웨이를 동네구멍가게를 운영하는 것처럼 아무런 문제없이 지배하고 있다. 몇 조씩 기부를 한다고 해서 워런 버핏을 현인으로 칭송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버핏처럼 세계 누구보다 더 부자 재벌이라고 비난하지 않는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50개가 넘는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두고 있는 문어발 대기업 집단군이고 빵집, 음료수가게 등 골목상권 취급 중소기업까지 진출해 있고 버핏의 보험회사는 금융산업은 물론 여러개의 비금융기업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버핏이 기업활동을 했다면 골목상권 침범자,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거드는 탐욕자, 서민경제 붕괴자라고 좌파들에게 공격을 당할텐데... 운이 좋기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는 현인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3조원 규모의 기부를 한 버핏은 미국이기 때문에 증여세를 내지 않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자기 자식들이 운영하는 재단 네 곳에 전 재산을 기부하고 있지만 속내를 보면 막대한 재산은 여전히 버핏의 처자식의 몫인데도 누구하나 비난하지 않는다. 결국 버핏은 위대한 사람이고 한국의 기업인들은 탐욕스러운 자본가라고 매도한다.

정쟁보다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관심을...

미국은 정말 기업하기 좋은 제도가 마련되어 버핏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 재벌을 겨냥해 모든 것을 규제하고 탐욕자라고 매도하기 보다는 버핏과 구글의 사례를 보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왜 중요한 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도 반기업정서 때문에 가업승계, 재산 물려주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인, 어르신들이 많다. 지난 엘리엇 사태로 경영권 방어부터 여러 가지 기업규제에 대해서 논의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정쟁갈등으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

우량, 알짜기업을 지키는 것도 국가경제를 위해 그 기업에서 근로하고 있는 수백만 직장인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일이다. 자사주 매입 등 여러 가지 기업활동을 통해 기업 생존과 지속가능한 경제적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이 요즘처럼 안쓰러워 보이는지 모르겠다. 정말 경기가 안 좋다. 정치인들이 제발 깨달았으면 좋겠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휴먼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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