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문ㆍ안ㆍ박’(문재인ㆍ안철수ㆍ박원순) 공동지도부를 제안했으나 당 내홍은 거세지는 상황이다. 최고위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비주류 의원들은 “늘 안하무인 독선적 태도” “정나미가 떨어졌다”는 발언까지 쏟아내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문 대표는 18일 광주 조선대 특강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원순 시장에게 내년 총선 전까지 임시 공동지도부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표는 당초 비주류가 요구했던 통합전당대회라든지 통합선대위 구성은 거부한 상황이다.
문 대표는 3인 지도체제 구성 제안 다음날인 19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먼저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박 시장이 문 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수락한 가운데 안 전 대표는 즉답없이 장고에 들어간 모양새이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가 당내 중진그룹을 대상으로 3인 공동체제를 성사시키기 위한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먼저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는 문 대표가 3인 공동체제 제안과 관련해 사전 협의가 없었던 점을 비판하는 의견이 나왔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의 권한과 진퇴가 당사자들의 의사나 협의없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 매우 유감스럽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주류들은 문 대표의 발언 중 현 계파갈등을 ‘공천 지분 챙기기’로 규정한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비판자에 대해서 수용할 생각이 전혀 없는 안하무인 독선적 태도”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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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8일 ‘문ㆍ안ㆍ박’(문재인ㆍ안철수ㆍ박원순) 공동지도부를 제안했으나 당 내홍은 거세지는 상황이다. 최고위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비주류 의원들은 “늘 안하무인 독선적 태도” “정나미가 떨어졌다”는 발언까지 쏟아내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
안 전 대표의 측근인 문병호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당내 비판자들에 대해 전부 책임을 전가하고, 그것이 그저 대표 흔들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독선적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문 의원은 “나는 거꾸로 말하고 싶다. 당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을 거라고 말하고 싶다”며 “의원들이 모여 당내 갈등을 풀어보자고 대화도 해보지만 어제 문 대표의 제안을 보고 정나미가 떨어졌다”고도 말했다. 이어 당내 반응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대체로 의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문재인 대표가 비주류 의원들을 일거에 공천권이나 요구하는 사람을 매도해버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 의원은 3인 공동체제 제안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당내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고, 해결 방안도 옳지 않다”고 평가했다.
문 대표가 전날 당내에는 단합을 내세워 혁신을 거부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아직도 대단히 강하다. 저를 흔드는, 끊임없이 우리 당을 분란 상태처럼 보이게 만드는 그런 분들도 실제로는 자기의 공천권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비판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박 의원은 문 대표의 해법 제시에 대해 “일부 국면전환용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폄하하면서 “최고회의에서 한번도 논의없이 지도체제를 변경시킨다거나 또는 최고회의를 무력화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오히려 혼란과 분란을 가중시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표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말고 3인 공동체제를 비판한 뒤 “대표의 현실인식은 호남 민심을 기득권으로 왜곡하는 것이다. 지금 호남 의원들 사이에는 대표에게 공천을 받는 게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미 탈당한 천정배 의원은 이날 오전 창당추진위 발족 이후 첫 민생행보로 가락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대표를 재차 평가절하했다. 그는 “당이 수권세력으로 거듭나려면 당 해체에 준하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공동지도부 제안에 대해서도 “문 대표가 당을 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같은 날 박주선 의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대표의 제안이야말로 계파 나눠먹기의 극치”라면서 “책임지라는 민심은 외면하고 자기 자리만 보전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독선과 오만에 빠진 정치인은 국민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싶은 일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시장은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이날 낮 서울시청에서 청년 실업난을 주제로 한 ‘고단한 미생들과의 만남’ 직후 따로 40분간 면담을 통해 합의문까지 발표했다. 합의문 안에는 “안철수 의원의 근본적인 혁신 방안 실천이 중요하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렇게 안 전 대표를 향한 문 대표와 박 시장의 공동 압박까지 가세되면서 당 안팎의 시선은 일제히 안 전 대표를 향해 쏠렸다. 안 전 대표는 이날까지도 여전히 문 대표의 제안에 즉답없이 “조언그룹 등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특단의 결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에는 최재성 의원의 ‘안 대표가 너무 많은 혼수를 가져오라고 한다’는 발언에 즉각 “문 대표가 어떤 발언을 한들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겠나”라고 발끈한 일도 있다.
따라서 공동체제 제안에 대한 안 전 대표의 입장 발표는 24일로 예정돼 있는 부산 기자간담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안 전 대표는 이날도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제가 지금 무슨 말씀을 드릴 때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문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만나긴 누가 만나요...”라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