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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중소기업 인력난⑥]"젊은 사람들이 하겠어? 회사 막내가 40대야"

2015-12-05 05:46 | 정단비 기자 | 2234jung@mediapen.com

'9988'. 국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있다는 사회적 통론이다. 이 말처럼 국내 경제인구의 절대 다수가 중소기업과 관련이 있다. 중소기업이 건강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경제는 건강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악의 청년실업난이라고 아우성인데 정작 중소기업은 사람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1% 외환위기 이후 15년 7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청년 일자리는 없고 중소기업은 인력이 없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구직난 속 구인난'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2015년 겨울, 중소기업이 직면한 현실과 기대의 경계선을 뒤쫒아본다. <편집자주>

[긴급진단 - 중소기업 인력난⑥]기능직, 구인비중 상승·구직비중 하락...구인우위 심화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젊은 사람들은 편한 것만 하려고 하지 힘들고 어려운건 잘 안하려고 해. 우리도 (손기술이 필요한 업무에서) 46살이 막내야
 
기술직으로 35년 가량을 종사했다는 한 제조업체의 근로자 A 씨는 향후 기술인력이 단절될 것을 우려하며 고령화된 기술인력에 대해 얘기를 늘어놓았다.
 
   
▲ 기술직에 대한 인력이 부족, 고령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미디어펜
 
지난달 27일 방문한 인천 남동공단은 햇살이 쏟아지는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골목마다 차가운 바람만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길거리에는 자동차들만 즐비하게 늘어져 주차돼있고 커다란 화물차량만 지나다닐 뿐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골목마다 각각 위치하고 있는 업체들의 공장에서만이 업무를 위해 제각각 돌아가고 있는 기계와 묵묵히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A 씨는 "기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업무들이 있는데 이러한 기술을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은 40대가 최고 젊을 정도로 대다수 나이 50이 넘은 사람들이다"라며 "나이 먹은 사람들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어 좋지만 이러다가 기술이 끊기게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경우는 비단 한 업체만의 얘기만은 아닌 듯 했다. 기계·장비 등을 제조하는 또 다른 중소기업체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기계·장비 등을 제조하는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B 씨는 "청년들은 주로 서비스업 등 편한 것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손으로 직접하는 것보다는 기계, 자동화하는 것만 다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 모집을 안 하는 것이 아니고 올 생각들을 안 해 이 같은 기술직을 이을 사람이 없다""우리나라는 자원이 풍족하거나 하지 않아 기술력으로 먹고 살았는데 이제 그마저도 잃어버릴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 청년들은 구직난으로,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으로 미스매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미디어펜
 
실제 한국은행에서 권역별 노동수급 미스캐치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세부 직종별 미스매치 지수는 기능직의 경우 구인 비중이 2008~2009년 평균 57.5% 에서 2010~2014년 평균 58.1%로 상승했다. 또한 구직 비중은 42.7%에서 39.5%로 하락하면서 구인우위 상태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관리·전문·사무직은 구인 비중이 정체된 가운데 동 직종에 대한 취업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구직 비중이 45.1%에서 47.4%로 상승해 구직우위 미스매치가 심화되었다.
 
이와 더불어 주조·금형·용접·표면처리·소성가공·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이자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 인력 비중을 보면 40대 이상이 58%를 차지, 20대는 9.1% 비중에 불과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술직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고령화가 되어가는 것으로는 열악한 근로환경,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젊은층이 기피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기술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은 물론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특성화고, 전문대 등 교육강화 등을 통해 전문기능인력 육성을 하려고 하고 있다""중소기업들이 우수인력을 확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중소기업들의 복지, 임금문제를 비롯해 이미지, 사회적 분위기 등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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