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밀가루 공급가 인하에 따라 국내 대형 제빵 프랜차이즈들이 일제히 가격 인하에 나섰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시장 일각에선 제빵 브랜드의 견고한 독과점 구조가 '고무줄식 원가 논리'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소비자가 제과점에 진열된 빵을 고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지난달 중순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파리바게뜨는 케이크와 빵류 등 11종의 가격을 평균 5% 내외로 조정했으며, 뚜레쥬르 역시 인기 품목 17종의 가격을 평균 8% 가량 내렸다. 이는 제분 업계가 밀가루 공급가를 약 5% 인하하자 정부 압박과 여론에 밀려 내놓은 대응책이다.
문제는 인상 시기엔 원재료를 앞세우고 인하 시기엔 부대 비용을 핑계 삼는 이중적 태도다. 실제로 양산빵 시장(79.8%)과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77.7%)은 상위 소수 업체가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전형적인 독과점 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이러한 기형적 구조가 독과 가격 형성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제빵업계의 높은 판매관리비(판관비) 비중은 가격 하락을 가로막는 방패로 활용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빵 원가 구성 중 판관비 비중은 약 42.4%에 달한다. 여기에는 광고비, 가맹점 지원비, 제빵기사 인건비 등이 포함되는데,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이러한 비용 부담을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손쉽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업계의 시각도 비판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혁신과 제살깎기식 원가 절감으로 소비자 가격을 방어하는 제조업과 달리, 제빵가는 독과점 지위에 안주해 원재료 변동을 빌미로 가격을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압박에 의한 일시적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며 "독과점 문제와 본사-가맹점 간의 불공정 거래 이슈 등 구조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고무줄식 물가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이번 빵값 인하가 외식 물가 전반의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맥도날드와 맘스터치 등 주요 버거 브랜드들은 고환율에 따른 수입육 단가 상승과 물류비 부담을 이유로 최근 2~3%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제빵과 달리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외식 품목들은 하락 요인보다 상승 압박이 더 큰 상황이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