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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소음 지우고 안정감 더했다, '르노 필랑트'

2026-03-08 11:27 | 김연지 기자 | helloyeon610@gmail.com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르노코리아가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그랑 콜레오스' 흥행으로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이번에는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단의 주행 감각과 SUV의 공간 활용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차량을 통해 브랜드 라인업을 한 단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가 선보인 필랑트는 새로운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1956년 지상 최고속 기록을 세웠던 '에투알 필랑트'에서 이름을 따온 이 차량은 쿠페형 실루엣을 강조한 디자인과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을 앞세워 세단과 SUV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주행 경험을 제시한다.

르노 필랑트 정면./사진=김연지 기자


르노 필랑트 정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최근 경북 경주 보문단지에서 울산 울주까지 약 140km 구간을 달리며 필랑트의 다양한 주행 성능을 체험했다. 코스는 도심 주행을 시작으로 국도와 고속도로, 와인딩 구간까지 이어지는 구성으로 차량의 승차감과 정숙성, 가속 성능, ADAS 기능 등을 폭넓게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마주한 필랑트는 기존 르노 SUV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전장 4915mm, 전폭 1890mm, 전고 1635mm의 차체는 SUV보다 낮고 세단보다 높아 한층 더 날렵하고 세련된 실루엣을 자랑한다. 길게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쿠페형 디자인과 어우러지며 SUV의 강인함과 세단의 유려한 비율을 동시에 드러낸다.

르노 필랑트 측면./사진=김연지 기자

르노 필랑트 후측면./사진=김연지 기자


전면부에서는 르노의 로장주 로고를 중심으로 한 입체적인 그릴 디자인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부에서는 탄탄하면서도 매끈하게 이어지는 루프 라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길게 이어진 측면 윈도우와 대형 휠 아치가 차체의 볼륨감을 강조하고, 쿠페형으로 떨어지는 실루엣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후면부는 전면에서 이어진 디자인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공기역학적 요소를 강조했다. 루프 라인은 플로팅 리어 스포일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가파르게 기울어진 리어 윈도우는 깔끔한 실루엣을 완성한다.

외관이 세련되고 스포티한 인상을 강조했다면, 실내는 한층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꾸며졌다. 대시보드에는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까지 이어지는 12.3인치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 적용됐다. 세 개의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면서도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해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동승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측면에서는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설계돼 운전에 방해를 주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음악과 OTT, 웹 브라우징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지원하며 OTA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르노 필랑트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르노 필랑트 실내./사진=김연지 기자


AI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도 흥미로운 요소다. 자연어에 가까운 음성 명령으로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공조 기능을 조정할 수 있었고, 날씨 등을 묻는 간단한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차량과 대화를 나누듯 기능을 제어하는 경험은 기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보다 한층 직관적이고 흥미로웠다.

2열 공간은 167cm 성인 탑승자가 앉아도 여유로운 무릎 공간이 확보됐다. 2820m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장거리 이동에도 부담이 적어 보였다. 트렁크 공간 역시 기본 633L로 넉넉한 수준이며 시트를 접으면 2000L 이상까지 확장돼 여행이나 레저 활동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르노 필랑트 스티어링휠./사진=김연지 기자

르노 필랑트 센터 디스플레이와 동승석 디스플레이./사진=김연지 기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었다. 필랑트에는 르노의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이 탑재돼 1.5L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가 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250마력을 발휘한다. 도심 구간에서는 전기 모드 비중이 높아 엔진 개입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조용하게 움직인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감각도 인상적이다. 회생제동 강도는 기어 노브 조작을 통해 단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 가장 낮은 단계에서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자연스러운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제동 시 이질감이 적어 하이브리드 차량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도 부담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 필랑트 후면 로고와 모델명./사진=김연지 기자

르노 필랑트 후면./사진=김연지 기자

르노 필랑트 트렁크./사진=김연지 기자


정숙성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이 전 트림에 적용돼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창문을 닫자 외부 소음이 크게 줄어들었고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엔진음이나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모터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르노코리아는 이를 위해 1열과 2열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하고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의 구조 강성을 강화해 소음 유입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차체 안정감이 돋보였다. 길게 뻗은 차체와 낮은 전고 덕분에 SUV 특유의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주파수 감응형 댐퍼가 노면 상황에 맞춰 감쇠력을 조절하며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했다. 이어진 와인딩 구간에서는 민첩하고 정교한 스티어링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체 크기 대비 롤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조향에 맞춰 차량이 자연스럽게 자세를 유지했다.

필랑트는 단순한 신차를 넘어 르노가 지향하는 미래 모빌리티의 정수를 집약한 모델이다. 세단의 세련된 주행 질감과 SUV의 실용성을 영리하게 버무린 크로스오버 설계, 여기에 고효율 하이브리드와 고도화된 디지털 경험을 더해 브랜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스타일리시한 외관 속에 감춰진 안락한 승차감과 광활한 실내 거주성은 기본기와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패밀리 타깃 소비자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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