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새누리당은 21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에 대해 총선을 앞둔 야당의 이합집산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잠재적인 파괴력에 내심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는 '안철수 신당'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총선 승부를 좌우하는 수도권에서 '화력'을 보강해야 한다며 이른바 '험지 차출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장충동에서 열린 당 월간지 '새누리비전' 창간 9주년 행사에 참석, "현재 야권은 분열하고 있다"면서 "안철수의 탈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은 공천권 갈등 때문으로, 그 분열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여권이 분열하지 않고 단결된 상태로 가면 선거는 무조건 이긴다"며 "이번 총선에서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180석 이상을 얻어야 하고,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앞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만간 안철수 당과 천정배 당이 연합하고, 거기에 새정치민주연합 이탈 세력 등이 가세해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뒤죽박죽 야당'이 등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체성이 모호한 정당이 낡은 진보정당을 몰아낼 수 있을지, 중도보수층을 잡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야당은 각자도생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정체성을 갖고 해야 한다. 정체성이 불분명한 정당은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MBC라디오에 출연, "이로울 때는 붙고, 불리할 때는 떨어지고 하는게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새로운 정치라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야당이 매번 이런 방식을 그동안 수십년간 써왔는데 이제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홍문종 의원은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안철수 의원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라면서 "안철수 신당이 확실한 자기 스탠스(입장)를 세우면 지금까지 그쪽으로 갔던 사람들이 생각을 달리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은 당 소속 초·재선 의원모임인 '아침소리' 정례모임에서 안 의원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적반하장"이라며 "그동안 지켜본 안 의원은 무책임과 무능의 엑기스(농축)만 가진 분"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또 안 의원의 지역구(노원병)가 자신의 지역구(노원갑)와 인접해 있다면서 "안 의원이 한 게 있느냐고 (지역구) 주민들에게 따져보라"면서 "끝까지 안철수 정치의 행로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안 의원의 신당 창당으로 야권의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라 나왔다.
▲ 김무성 “안철수·문재인 분열…180석 이상 충분히 가능”./사진=미디어펜 |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식 구호정치, 철수정치가 어떤 식으로 결론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우리 당으로서는 또하나의 전선이 생기는 셈이니 총선 승리 위해서는 경쟁력있는 좋은 인물이 후보로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최근 안 의원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상승하는 데 대해 "지금까지 우리 당의 지지도는 결국 야당의 자중지란으로 인한 어부지리의 성격이 강했다는 방증"이라며 총선 승리를 위한 당 중진 및 유명인사들의 '험지 차출론'에 가세했다.
이노근 의원은 '아침소리'에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김황식 전 국무총리,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을 거명하며 "이런 분들이 서울에 진출해 새누리당에 기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