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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산업 전망] 어둠 속 선명한 4개의 화살

2015-12-28 11:48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반도체 등 효자산업 주춤…전기차 등 신성장산업 주목
중국과 수출전쟁 격화…조선·철강 등 경쟁력 회복 시급
미국·중국발 리스크 본격화, 국내기업 부담 최소화 관건
부실기업 속출 예상, 시장자율 기반 구조·규제개혁 필요

   
▲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불안과 신흥국 위기, 중국 경기 둔화, 수출·내수 부진,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맞는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변수들은 곳곳에 널려 있다. / 연합뉴스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오는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경제계 안팎으로 격랑의 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 내년에도 먹고사는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지만 대내외 환경은 그리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내년은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세계 무대에서 생존을 위한 국내기업의 사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불안과 미국 금리 인상 등 'G2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금리인상이 신흥국 금융불안을 심화시킬 경우 우리나라도 그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으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게 되면 우리 경제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도 곳곳 위험요인이 포착된다.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하며 내수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국내기업의 15%에 달하는 한계기업 구조조정도 과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도 경제계가 짊어진 큰 숙제로 꼽힌다.

28일 주요 경제단체와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우선 내년 국내경제는 올해와 유사한 2%대 중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수출이 경기회복을 이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주요 국가들의 통화약세로 환율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의 기술추격도 이어지면서 내년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올해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부진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역시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설비 가동률이 낮고 재고가 축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계속해 설비증설에 나서기 어려운 여건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투자, 민간소비 등 내수경기의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가 내년 국내경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매출이 줄어들고 기존 설비도 충분히 가동되지 못해 추가 설비 증설이 이뤄지길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치열해지는 경쟁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도 간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동차,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계획이 꾸준히 실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철강 등 장치산업 부문의 산업경기가 밝지 못해 기업들이 올해만큼 설비투자를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화학 산업은 중국의 수입대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조선과 해운산업 경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부실이 누적되는 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압력도 커지면서 신규 투자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 상승, 신흥국 불안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불리해진 자금조달여건도 기업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수출은 내년에도 플러스 증가세로 전환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수출 물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출단가 역시 하향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경쟁 여건 역시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 수출을 중심으로 고도의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이 내수 위주로 경제의 틀을 바꾸면서 우리나라도 대중 수출전략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중국시장을 일본에 빼앗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우리나라 수출은 올 들어 11월까지 감소 행진을 지속했고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쉽사리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 연합뉴스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통화 절하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를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기술력 격차 축소와 위안화 약세를 무기로 국내 시장을 더욱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조선, 철강 등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장치산업 부문에서 중국의 저가공세가 이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는 부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선진 시장 둔화와 신흥국의 기술추격으로 올해에 비해 증가세가 낮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수요 부진으로 자동차 수출 역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수출의 버팀목이었던 반도체마저 점차 힘을 쓰지 못할 전망이다. 세계 수요 감소로 단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 1~2년 사이 설비투자 확대로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내년엔 단기적 경제활성화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확충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동시에 구조개혁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가문화, 의료 등 내수 서비스 산업이나 신성장 산업 부문에서 규제개혁과 지원 정책을 통해 국내 경제의 미래 성장먹거리를 찾아야 하며, 수출 제조업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내수 서비스 산업에서 규제개혁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 받는 전기차 시장도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인 제도정비, 충전시설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긍정적인 외부효과가 발생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정책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또한 국내외 경기부진의 장기화와 경제 구조변화로 국내 주요 산업의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도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기적으로 세계와 국내경기는 부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커 경기회복에 따른 자연스러운 기업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고용감소 등 단기적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는 선에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정책금융 등 정부정책에 힘입어 한계기업들이 유지되고 있는 측면이 있으므로 시장에서 자율적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제도나 규제 개선이 요구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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