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21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모습/사진=연합뉴스 |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당초 계획했던 미국 나스닥시장이 아닌 국내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2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나스닥 상장에서 방향을 돌려 올해 안에 국내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주식시장인 나스닥 상장을 고민했다.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기 위해서다.
하지만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 상반기 나스닥에 상장될 예정이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까지 미국 시장에 상장되면 국내 시장의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정한 것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4월 삼성물산에 의해 항체 의약품 위탁생산(CMO) 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연 18만 리터(L)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1, 2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3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4년 매출액 1054억원, 영업손실 1052억원을 기록해 아직 투자단계의 기업이지만 그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그간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증시 상장에 공을 들여왔다. 삼성그룹이 미래를 이끌어갈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를 꼽고 있는데다 상장 후 예상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단숨에 셀트리온을 제치고 코스닥 대장주에 오를 만한 대어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51.3%) 가치를 6조9000억원가량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역산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제약·바이오 시장의 규모를 급속도로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으로 기대되는 점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향후 2020년까지 제4공장을 증설해 40만L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1위의 CMO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대어를 두고 지난해 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측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였다. 코스닥본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접촉하면서 코스닥에 상장하도록 설득했다. 적자기업이라도 자기자본 1000억원 또는 시가총액 2000억원을 충족하면 상장이 가능하토록 하는 방안도 내놨다.
유가증권시장본부도 지난해 11월 상장요건을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 직전 회계연도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완화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전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국내, 해외 중 어디에 상장할 것인지와 시기, 공모금액 규모 등이 전혀 결정된 게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임승원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도 “코스닥시장 상장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혀 삼성바이로직스에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며 “국내 증시에 상장할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증시가 과거에 비해 성장한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증시를 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여전하다.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삼성 쪽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지만 국내 상장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며 “삼성SDS, 제일모직 등도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글로벌 시장인 국내 증시를 두고 굳이 외국에 상장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면 어느 시장에 상장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는 기업이 판단할 일”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