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친노-호남 색깔 빼고 '여당 깨기' 로 제1야당 전쟁 돌입했지만...

2016-02-02 09:32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연일 여당 깨기로 제1야당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3당을 탄생시킨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구호는 “정권교체”로 바뀌었다. ‘문재인 계파정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불통’이 미덕이 된 듯 ‘강경모드’ 일색이다.

두 야당은 4.13총선을 앞두고 공천갈등으로 끝내 분당 사태를 맞았다. 하지만 총선 승리를 위한 꼼수 연대가 일어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이미 더민주와 정의당의 연대는 공식 선언된 데다 국민의당 내 탈당파들 사이에서는 연대 필요성을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소선거구제에 하에서 3당제를 밀어붙이는 신당이나 이를 막지 못해 정통성을 퇴색시켜버린 구당 모두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 문재인 전 대표.(왼쪽부터)/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친노 색깔’ 뺀다지만 강경파 부활한 더민주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면서 친노 패권세력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양새다. 하지만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역할이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패권정치는 언제든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당 내홍의 원인이던 친노 색깔을 빼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장한 김종인 위원장의 과거 전두환 시절 국보위 참여 이력 등으로 정통성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국보위 참여에 대해 처음에는 “차출됐었다”며 군부정권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다가 나중에는 5.18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김 위원장은 말 바꾸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당초 “선대위에 친노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가 “친노인지 아닌지 개념도 없다”고 말을 바꿨다. “운동권식 정치 탈피”를 외치던 입으로 여야 원내대표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안마저 부결시키는 구태를 보였다. 여야가 처리하기로 했던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을 부결시킨 김 위원장은 합의문에도 없는 선거구 획정을 들어 발목잡기에 나섰다.

중도·온건으로 통하던 박영선 의원도 강경 이미지로 변신해 이번에 여당과 협상을 주도했던 이종걸 원내대표를 졸지에 궁지에 몰아넣었다. 지난 2014년 자신이 당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맡았을 당시 여당과 세월호법 협상안에 합의했다가 당 의원총회에서 두 차례나 거부당한 뒤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수모를 되풀이한 것이다.

이렇다보니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비대위원장이 원내 협상에 개입한 것이 정당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외인사인 김 비대위원장이 원내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이지 민주주의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 안철수 의원(왼쪽)과 김한길 의원(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사진=연합뉴스

여야 협상 ‘캐스팅보트’ 자처하지만 지역정당 전락 우려

공식 창당 선언을 하게 된 안철수 신당은 결국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했다. 3명이 모자란 17명 선에서 더민주를 탈당한 현역의원들을 완전히 끌어모으지도 못했다.

더민주에서 탈당 붐이 일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문재인의 ‘김종인 카드’가 적중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내세운 ‘혁신적 중도주의’가 불안감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 그대로 ‘중도’는 정당지지 기반은 될 수 없다.

게다가 안철수 의원이 선택한 카드인 한상진 위원장의 ‘이승만 국부론’ 발언이 논란이 되자 안 의원이 공식 사과하는 등 정체성에 혼란을 줬다. 좋게 말해서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적 반대행보가 통하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정당으로서 완성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찌감치 중도하차할 예정인 윤여준 위원장은 공공연하게 안 의원에 대한 실망을 드러내고 있다.

제3당으로서 여야 협상 테이블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겠다고 하지만 국민의당은 우선 호남 색깔을 벗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호남 지지도 중요하지만 자칫 지역정당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에 현실적으로 호남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는 데다 여러 계파가 모였다는 특성은 갈등의 불씨로 지목된다.

당장 지역후보 공천 과정에서 더민주와 연대할 필요성을 놓고 지도부가 갈등을 겪을 공산이 커보인다. 그동안 공동대표인 천정배 의원은 “수도권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말해왔지만 안철수 의원은 “더민주와 통합은 물론 연대도 불가” 입장이다.

오로지 총선 승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친노 색깔’을 뺀 더민주나 ‘호남 색깔’을 빼려고 노력하는 국민의당 모두 한국 정당의 태생적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정당은 모름지기 정치적 이념과 정책을 추구하는 세력이 모인 곳이어야 하는데 권력만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이합집산하는 것이 지금 야당의 민낯이다. 총선은 ‘중원 싸움’이라고 하는데 양당에서 사용한 ‘비장의 카드’들에 의한 전략적 반대행보마저 통하지 않을 만큼 신뢰 잃은 정당정치의 현실이다.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