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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서 '하오' 외치는 요우커 "이렇게 또 보냅니다"

2016-02-12 09:00 | 신진주 기자 | newpearl09@mediapen.com

[미디어펜=신진주 기자]"쇼핑과 친절만으로 요우커를 유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11일 기자가 직접 명동을 찾아 요우커에게 물어본 후 얻은 결과다. 그들이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쇼핑이었다. 화장품, 의류, 면세점에 "하오(好)"를 외치는 그들이지만 한국문화 탐방이나 한류체험 등 볼거리 없는 한국 컨텐츠에는 관심도 알지도 못했다.


길림 장충에서 온 왕결리(37세)씨는 "애들 방학기간을 맞아서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다, 각종 매체에서 한국이 패션이 굉장히 유명하다고 들어서 딸 아이 옷도 좀 사고 화장품을 사려고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면세점에서 MCM 가방을 구매했고 옷도 몇 벌 샀다"고 밝혔다.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쩌우(29세)씨 역시 같은 이유로 방문했다. 쩌우씨는 "화장품 품질이 좋고, 옷이 예뻐서 쇼핑을 하러 온 것이 주목적"이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한국을 관광하면서 불편했던 점으로 언어소통을 꼽았다.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한국인들이 몸짓 등으로 도와주려고 노력해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결과 대부분의 요우커에게 한국방문은 쇼핑 목적이다. 관광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타 국가에 비해 한국이 매력적인 것은 '쇼핑'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한, 중, 일 세 나라 면세점들의 요우커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풍부한 관광 콘텐츠가 없이는 요우커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작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14위로 최하위 수준을 차지했고, 재방문율은 25.7%에 그쳤다.

요우커가 갖는 불만사항으로는 '관광자원 부족'(41.6%)을 첫손에 꼽았고, 이어 '단조로운 일정과 자율성 부족'(22.1%),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20.0%) 등이 차례로 꼽혔다.

요우커를 수용하기 위한 국내 관광인프라 수준에 대해서 '충분하다'는 의견은 9.4%에 불과한 반면 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서비스 저하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45.3%였다. 가장 부족한 인프라 부분으로 '볼거리', '한류체험, 즐길거리'라고 답했다.

즉 관광 콘텐츠 부족이 요우커들의 재방문율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요우커들이 한국 관광의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일회용 쇼핑 장소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면세점,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각종 프로모션 등으로 요우커를 유치하려 노력해도, 결국 그들의 호주머니 속 돈을 꺼낼 수 있는 것은 풍부한 관광 인프라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쇼핑위주의 관광프로그램 프로그램의 한계를 인식하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팀 팀장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무언가(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요우커들이 와서 쇼핑하는 건 되는데 먹거리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므로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만의 것을 점점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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