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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마다 강해진 것은 알파고 아니라 이세돌이었다"

2016-03-13 10:45 | 이상일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인류 대표 이세돌의 첫 승을 기원합니다.”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33)과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세기의 대국’은 알파고의 승리로 결정났으나,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3국에서 이세돌은 알파고에 176수 만에 불계패를 당해 5판 3승제로 진행된 이번 대결에서 승부는 결정됐다.

이세돌 '1승' 국민 염원…"인간의 품격, 승리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13일 오늘과 15일 알파고와 제4·5국을 마저 치를 예정이다. 이에 국민들은 그의 첫 승을 염원하고 있다.

1국에서 알파고의 승부수에 허를 찔렸던 이세돌은 2국에서 마치 이창호 9단처럼 안정을 유지하는 차분한 스타일을 선보였고, 3국에서는 초기의 기풍으로 돌아간 듯 전투적인 바둑을 펼쳤다.

3국이 끝난 뒤 "이세돌이 패한 것일 뿐 인간이 패한 것은 아니다"라며 인류가 인공지능에 무릎을 꿇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이세돌은 “이제 승패가 갈린 만큼 4·5국에서는 심리적 부담을 덜고 더 정확한 바둑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알파고가 완벽히 신의 경지에 오른 것은 아니며 분명히 약점은 있는 것 같다"며 남은 2판 모두 "많이 지켜봐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알파고는 초당 수만번의 수를 계산하지만 이세돌 9단은 순전히 사고의 힘으로 경기를 펼친 것"이라며 "이세돌 9단의 순수한 천재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대국이 거듭될수록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도전’으로 자리잡은 해당 경기에서 이세돌의 승리에 무게감을 싣는 이들도 늘고 있다.

바둑계 관계자는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은 알파고에게 5대 0으로 졌다”며 “남은 두 번의 대국에서 이세돌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면 의미가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인류계 대표’ 이세돌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세돌에 대해 “전 세계가 지켜보는 부담감에다 인류 대표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달고 임했는데도 그만큼 싸우다니 엄청나다”, “매번 대국마다 강해지는 것은 알파고가 아니라 이세돌이었다”, “알파고는 초당 1000개 이상의 수를 검색하는데, 그런 알파고가 무려 5분간 수를 찾게 하는 이세돌은 대단하다”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제4국은 13일 오늘 오후 1시에 진행된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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