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016년 임금인상 요구안과 단체협약 개정안을 공개했다.
앞서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호황기에 만들어진 단협 사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힌바있어 양측의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2016년 임금인상 요구안과 단체협약 개정안을 공개했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4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단협 개정안에 “매년 전년도 정년 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수 만큼 신규사원을 채용해 자동 충원한다”를 포함시켰다.
노조는 정년 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가 1000여명을 넘어서면서 퇴사자 수만큼 인원 충원이 되지 않아 조합원의 노동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그 부족인원을 협력업체로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날로 늘어나면서 사회적 불균형은 물론 비정규직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기술력 부족과 품질저하, 납기지연 등으로 선주사와 감독관으로부터 신뢰도가 하락했고 이후 수주에도 큰 걸림돌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협 개정안을 통해 노조는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원의 전환배치에 대해 조합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을 때, 회사가 인원의 일부를 하도급으로 전환하고자 할 때, 집단감원 사유가 발생했을 때,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할(분사)·양도·합병하고자 할 때 등을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투명한 경영 공개를 위해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1명을 인정하고 이사회 의결 사항을 노조에 통보하도록 했다. 외부 감사를 선임할 경우에도 노조가 반대하지 않는 1개 법인 이상을 외부 감사위원회에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밖에도 노조는 ▲통상임금 1심 판결결과 적용 ▲사내하청 노동자 처우개선(정규직과 유급휴일·성과금 동일적용) ▲주차장 건립과 출퇴근 버스 운행 ▲복지카드 신설(현대 오일뱅크 유류할인) ▲ 분소 상담인원 군산 공장 상근 등을 별도 요구안에 넣었다.
반면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창립 44주년 담화문을 통해 “일감이 줄어드는 만큼 호황기에 만들어진 지나친 제도와 단협사항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과 권 사장은 “노조도 오로지 회사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노조가 회사를 분열과 대립의 구도로 가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모인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앞두고 대정부 요구안을 마련해 주목받고 있다. 노조연대는 노동시간 단축, 청년 일자리 창출, 다단계 하도급 금지, 조선소 산재 예방 관리와 원청 조선사의 책임 강화 등을 요구안에 담았다.
노조연대는 노동쟁의 조정신청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의 투쟁 절차를 7월에 마무리하는 등 공동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노조연대는 공동투쟁 시기 전까지 개별적으로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지 않기로 밝혀 올해도 조선업계 임단협은 난항이 예상된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