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근 대북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 체제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봤다.” “해외에 나온 후 자유로운 모습을 동경하게 되면서 북한의 규율에서 벗어나 자본주의 생활을 모방하게 되면서 이탈을 결심했다.”
통일부가 최근 북한 해외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13명의 진술을 10일 공개했다. 이들의 발언은 “오는 노정에서 힘든 일도 있었지만 보람을 느낀다. 한국 국민으로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다” 등 거침없었다.
정부는 여전히 이들이 북한에서 파견돼 최근까지 일하던 국가나 탈출 경로 등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해당국과의 외교관계 파장 등을 고려해서이다.
다만 이들의 탈북 결심은 이번 새로운 유엔의 대북제재가 이뤄진 이후이며, 이들이 현지에서 탈북을 결심한 이후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입국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 13명 중 남성은 식당 지배인이던 30대 남성이며, 나머지 종업원 출신인 여성 12명은 22~25세 가량인 젊은 층이다. 제3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전체 인원이 아니라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외에서 운영되는 북한 식당은 12개국에 130여개로 집계된다. 이곳에서 연평균 1000만불의 외화가 북한 당국으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의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해 7일 입국했다고 통일부가 8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밝혔다./탈북민 사진=통일부 제공
최근 중국은 물론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북한 식당의 잇단 폐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전반적으로 매출이 하락한 데다 일부 국가에서는 근로자들의 비자 발급도 제한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도 여러 업체들이 대북 거래를 회피하는 동향이 있으며, 식당의 절반가량은 상납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된다.
이렇게 최근 북한의 대외무역환경이 점차 악화되면서 무역 규모도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은행·상사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인편을 통한 현금 수송마저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정부도 이번 집단 탈북의 가장 큰 이유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외화상납에 대한 압박과 그동안 자유롭게 외국 소식을 접하던 중 한국의 모습과 자유를 동경한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이번 탈북자들은 출신 성분이 좋은 중상층 사람들로 이들이 집단 탈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고, 북한 내부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면서 “이번과 같은 탈북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13명 탈북은 지난 1987년처럼 한 가족 단위도 아니고 사회에서 만난 개별적 단위가 처음부터 함께 상의해 집단으로 탈북해 남한으로 입국한 첫 사례이다.
이번 집단 탈북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다가 북한이 오는 5월 36년만에 7차 당대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무리한 상납금 요구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당 창건 70주년을 치르면서 대규모 치적물 건설과 열병식 등을 거행하느라 막대한 자금을 소진한 상황에서 이번 당대회를 준비해왔다.
모든 주민들이 ‘70일 전투’라는 미명 아래 매일 새벽5시 근로현장 투입과 350여개 구호 암기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여기에 각 기관의 외화 상납 의무가 더욱 강화되면서 해외에 파견된 근로자들이 받는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해외 북한식당 등이 폐업할 경우 이들은 당장 북한으로 소환되고,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한다. 당국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것인데도 북한 당국은 해외 근로자들을 본국으로 불러들여 “국제제제에 더 높은 봉사성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개인 근로자들에게 책임을 따져 묻고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