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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임원보수 전면 공개?…'가진자 저주' 헌법 가치 훼손

2016-04-27 11:0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우리나라는 경영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명분으로 자본시장법에 의거 상장사 임원의 경우 연봉 5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금액을 공시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2018년도부터는 미등기임원이라도 연봉이 5억을 넘어가면 연봉 총액을 공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문제는 자본시장법이 우리나라 기업문화에 적합하게 짜여진 법인지 불확실하며 임원의 보수공개 확대가 기업발전에 도움 되는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자유경제원은 27일 리버티홀에서 우리나라 임원보수공개제도의 추이와 문제점,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자리를 가졌다.

자유경제원이 이날 주최한 ‘임원보수 규제강화, 우리나라 기업체질에 맞는 처방인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선정 동국대 법대 교수는 “개별공시제도의 목적은 1차적으로 주주의 권리행사의 보장에 있다”며 “독일이 개별공시제도를 택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그에 따라가야 한다고 하는 것은 독일의 회사구조를 도외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투자정보로서 보수결정의 투명성과 건전한 거버넌스를 예시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그 기능이 있는 것인지를 평가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선정 교수는 “주주가 원치 않는다면 굳이 공시할 필요 없을 것”이라며 “가진 자를 저주하는 과도한 공평의 개념이 정의인 것으로 간주되는 우리나라에서 임원 보수 공개는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이라는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인격권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임원의 보수가 절대액에서 높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도 언급했다. 아래 글은 김선정 동국대 교수의 발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김선정 동국대 법대 교수

한국에서의 임원보수공개범위 강화
- 독일법상 임원보수공개 입법을 중심으로

1. 서언

상법상 임원의 보수를 주총에서 정하거나 정관으로 정하도록 한 것은 보수가 급여의 일종으로 급여결정은 본래 이사회의 업무집행 사항에 해당하지만 이사회에서 결정하도록 할 경우 절제 못하고 사리사욕을 채울 것이 우려되어 주총결의로 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대하여 임원선임이 주총결의사항인 만큼 그 보수도 주총이 결정할 본래의 안건이라는 입장은 드물다.

아무튼 우리나라의 경우 임원보수는 주총에서 매년 그 총액을 정하고 개별임원의 보수는 그 총액의 범위 내에서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위임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전제로 상장기업을 포함한 대기업에서 지배구조관점에서 임원보수 문제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 할 것이다. 투명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은 ‘공시’하는 일이다. 여기서는 독일의 경우를 소개한다.

독일은 최근 임원보수를 개별적으로 공시하는 의무를 부과한 법률안을 제정하였다. 

필자가 본 자료에 따르면 임원보수는 2008~2008년에는 DAX 30개 기업 중1) 24개 회사에서 올랐으나, 2008~2009년에는 18개사는 줄고 12개사는 올랐다. 


2. 관련법제

(1) 2002년 지배구조준칙(Deutsche Corporate Governance KODEX; DCGK)제정 

위 준칙은 독일 연방법무성 산하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가 작성한 것이다.

위 준칙은 국내외적으로 승인된 50가지의 규범을 담고 있으며 2003.5.개정에서 전체임원과 경영감독위원회 위원의 보수 및 세부내역을 개인별로 공개하도록 권고하였다. 준칙은 권고사항, 제안사항, 기타사항으로 구분되는데 권고사항에 대하여는 이의 준수여부를 공시토록 하여 사실상 구속을 받도록 하고 있다. 

위 준칙제정 후(그 후 수차개정)독일기업들은 이사의 보수에 관한 개별공시를 진행해 왔으며 완전히 개별공시를 한 DAX30개 기업은 2005년 21개사에 이르렀다. 2010년을 기준으로 임원보수공시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4.2.4. 각 이사의 총보수는 고정보수부분과 변동보수부분으로 분류하고 이름과 함께 공시한다. 임기만료 또는 그 전에 이사로서 활동을 마친 때에 이사에게 지급되거나 영업연도 중 변동된 급부의 합의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단, 주주총회가 4분의 3의 다수로써 이와 달리 정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4.2.5. 공시는 이사의 보수체계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모양으로 기재하며 회사지배구조보고서의 일부인 보수보고서로 행하여진다. 보수보고서에는 회사가 행한 부수급부의 종류에 관한 기재를 포함한다. 

임원 보수와 관련하여 살펴 볼 것은 우리 사회의 특수한 분위기다. 가진 자를 저주하는 과도한 공평의 개념이 정의인 것으로 간주되고 그것이 기업에의 기여를 평가하고 유능한 경영진에게 보상을 보장하여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사리와 충돌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2) 2005년 임원보수공시에 관한 법률(Das Gesetz ȕber die Offenlegung von Vorstandsvergȕtungen ; VorstOG) 제정
 
1) 입법배경

위 보수공시법은 20005.6.30. 연방의회를 통과하고 2005.8.11. 연방관보에 따라 시행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원칙적으로 각 이사의 이름, 보수종류, 금액을 부속명세서(Anhang)에 나타내야 한다. 이에따라 DAX30개 기업은 이사보수를 개별공시하였다. 다만 Merck사는 주주총회에서 출석한 기본자본의 4분의 3 다수주주의 결의에 따라 개별공시를 회피하는 것을 선택(opt-out)하였기 때문에 개별공시를 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시점에서 위 법을 제정한 것은 Mannesmann사건이 결정적 배경이 되었고2) EU권고를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외압도 작용하였다고 한다. 당시 독일기업의 기업지배준칙 수용율은 35%수준으로 낮은 편이었다. 위 법은 2005.12.31. 이후 시작된 사업연도의 결산부터 적용되었다.

2) 입법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

상장회사 이사보수에 대한 개별공시에 대하여는 입법단계에서 찬반이 엇갈렸다. 찬성론 중에도 개별공시 여부를 이사에 맡기는 방법을 둘러싸고 여러 의견이 있었다. 

가. 개별공시 찬성론
 
① 감사회보수결정의 적정성에 대한 주주통제의 제도화
임원보수의 개별공시는 감사회에서 상당한 보수를 결정할 의무를 지키는지 주주가 통제할 수단이 된다. 본래 이사보수를 통제하는 것은 감사회지만 감사회 또는 그 위원회에서의 노동자대표는 이사에게 법정된 것 이외의 조수를 지급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을 경험해 왔다. 보수의 개별공시는 감사회의 재량과 판단의 여지를 제한하여 감사회가 행할 이사보수의 상당성을 주주에게 판단하도록 하거나 감사회 및 그 내부위원회의 판단에 갈음하여 주주총회가 판단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감사회가 이사보수의 상당성에 대하여 자신의 의무에 따라 결정하는지를 주주가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3)

② 고액보수요구 자제 효과
이사 개인의 이름을 밝혀 공시를 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이사가 부당하게 고액의 보수를 요구하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고액보수를 억제할 것이 기대되었다. 즉 공시제도에는 예방적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보수의 개별공시가 오히려 임원보수의 폭등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에4) 반대하고 있다.  

③ 잠재적 투자자에 대한 의견
상장회사 이사보수의 개별공시는 당해 회사에 관심있는 잠재적 투자자에게 기업경영자의 성과급과 당해회사의 통제구조에 관한 중요한 시그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투자자는 이사보수에 별다른 관심이 없으며 주로 외국의 기관투자자가 이사보수를 공시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는 정도라는 반론이 있다.  

나. 개별공시반대론
① 입법에 의하여 개별공시를 강제한다면 DCGK의 의의가 훼손된다는 점이다. 즉 DCGK는 실무상 잘 작동하고 있으며 일률적인 강제공시는 기업들이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하거나 투자자들이 평가할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② 독일법 특유의 기관권한분배론으로부터 비판이 행하여졌다. 독일주식법상 임원보수가 상당한지에 대한 판단은 감사회에 맡겨져 있다. 주주총회는 이에 관한 권한이 없다. 이는 독일에서는 감사회가 회사를 대표해서 이사와의 임용계약을 체결한다는 점에 기인한다. 따라서 감사 외에 주주에게도 이사보수의 상당성을 판단하도록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시 기관투자가와 기관펀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주는 이사보수의 투명성이 감사회의 독립성 등에 비하여 지배구조에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사보수의 개별공시를 반드시 찬성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③ 이사의 보수에 대한 강제공시는 Bonn기본법 제2조가 보장하는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상 문제를 야기한다고 한다.5) 1994년 상법개정시에 기관에 보수총액의 공시규정을 신설(2005년 개정전 상법 제386조 제4항)할 때에 보수총액으로부터 기관구성원 각자의 보수가 명백히 나타날 경우에는 보수총액도 기재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개인의 보수는 중요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라는 관점에서 둔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다. 연방의회의 입장

위와 같은 의견대립이 있었지만 연방의회는 연립여당이 제출한 법률안을 승인하였다. 이에 대하여 야당인 자유민주당도 대안을 제출하여 2개의 법률안이 제출되었는데, 논의 결과 여당제출 초안에 대하여 두 가지 정도를 덧붙이는 것으로 하였다. 첫째, 퇴직연금에 대하여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의 특칙, 둘째, 이사가 제3자로부터 받은 급부도 공개대상으로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입법과정에서 논의의 초점이 된 것은 어떤 조건 하에 개별공시의무를 면제해주는가라는 점이었다. 
     
3) 개별공시법의 내용
 
가. 규제목적

위 법은 왜 제정하려는 것인가? 정부초안의 입법이유서에 나와 있는 입법필요성을 보면 주주가 감사회의 직무를 체크해 보는 것과 투자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입법이유이다. 정부초안의 기초가 된 여당의원안의 명칭이 『이사보수투명성개선에 관한 법률』로 되어 있던 것에서 짐작될 수 있다. 

이사보수를 공시하고 이를 주주총회에 제출되는 감사보고서에 당해정보를 기재하도록 한 것은 이사회보수의 상당성에 관한 『주식법』 제87조가 잘지켜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되며 그에 따라 감사회가 그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주주총회가 심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는 그동안 상장기업에 대하여는 자주규제인 DCGK가 이사보수의 개별공시를 권고하여 왔다. 그러나 DCGK는 어디까지나 자주규제이므로 그 준수를 강제할 수 없었고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 또 개별기업에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DCGK의 권고를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허용하였기 때문에 보수투명성에 관한 규율도 투자자에게 당해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것을 정당화할 기업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적용이 없었다. 또한 주주총회에 제출하는 감사회보고서에는 보수정책과 보수의 상당성이 기재되며 공시할 정보에 관한 기재가 사후적으로 검사가능한 것이라면 결산검사에 따라야 하는데 그와 같은 정보에 대하여 투자자인 주주는 주주총회에서 질문할 수도 있고 책임해제결의의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 대한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인데 DCGK에서는 이러한 점들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독일주식법상 이사보수를 감사회가 결정하여야 한다. 이를 주주가 점검하는 문제에 대하여, 보수결정직무는 주주총회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데 주주총회는 감독을 하기 위해서 한국법에는 없는 이른바 설명청구권을 갖는다. 그 경우 감사역회가 “이사 각자의 직무내용에 상응하는 보수가 주어지도록 보수액을 결정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보수총액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의미에서 개별공시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수의 개별공시는 회사에 자본참가를 하지 않는 일반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사보수를 개별공시 할 의무는 회사의 소유자인 주주의 뜻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다. 따라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로써 개별공시를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강제공시는 주주를 위한 것이므로, 주주의 의사에 따라 포기될 수 있다는 것이 논리적이다. 

위 법률이 제정되기 전에는 상장ㆍ비상장을 가리지 않고 모든 화사에 대하여 이사회와 감사회 등 모든 기관의 보수총액을 부속명세서에 기재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기재는 과거 시업연도에 지급된 보수가 기업의 성과에 연동되어 있는 것인지, 연동되었다면 어느 정도 연동된 것인지, 회사가 실시하는 보수정책은 무엇인지, 보수정책이 장래의 기관구성원의 성과급과 연관되어있는 것인지에 대하여 투자자가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와 같은 정보가 투자판단에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나 주주에 대하여 제공되는 것은 현행 주식법 제113조에 따라 감사회구성원의 보수 정도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상장회사 이사의 보수에 대하여는 정보개시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입법목적의 하나라고 한다.  이에따라 본법은 개별기업과 콘체른 기업의 쌍방에 대하여 구체적인 공시규제를 하게 되었다.

나. 개별기업의 공시의무
 
(가) 공시대상

개별공시의 대상은 주식회사형태의 상장주식회사(주식법 제3조 제2항) 이사의 보수이다. 따라서 무한책임사원이 업무집행자닌 주식합자회사는 공개대상회사에서 제외된다. 본법의 입법목적이 감사회가 이사보수를 결정한 것에 대하여 주주총회가 감독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해사업연도 중도에 퇴임한 이사도 보수공개대상이 된다.

독일시장에 상장된 회사라 할지라도 외국회사는 독일법에 기한 결산서류 작성의무가 없기 때문에 개별보수 공시대상에서 빠져있다. 

(나) 공시할 보수

독일 상법전이 규정하는 보수(Bezüge)의 내용(제285조)에 준하는 주식법상 보수(제87조 제1항)는 모두 공시대상에 포함된다. 즉, 봉급(Gehälter), 이익참가(Gewinnbeteiligungen), 신주인수권 및 기타 주식에 기한 대가(Bezugsrechte und sontige aktienbasierte Vergütungen), 각종 수당(Aufwandsentschädigungen) 등 금전과 현물을 구별하지 않음은 물론 임원을 위하여 보험사에 지급하는 생명보험의 보험료(Versicherunggesentgelte)도 포함한다. 

각 이사의 보수는 이를 수령하는 이사의 이름과 함께 개별적으로 공시된다. 보수는 성과와 무관계한 것(예컨대 고정급, 사택, D&O 보험료 등), 성과와 관계있는 것(예컨대 상여금 등), 장기적인 성과효과를 지닌 것(예컨대 STOCK OPTION 등)으로 3분하여 부속명세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상법에서는 이사가 재임중 받은 보수를 부속명세서를 통하여 공시하도록 하는데 더하여 이사직무종료후에 지급할 것을 약정한 급부(예컨대 연금, 조기퇴직 보상금)도 공시하도록 한다. 다만 연금 등은 이를 수령하는 초기시점에서 공시하도록 하였는데, 이미 지급이 개시된 시점에서의 공시는 주주총회에 의한 감사회 통제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이므로 이를 약속한 시점에서 공시하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사의 활동에 관하여 당해연도 계산서류 작성회사 외의 제3자에 의하여 지급되거나 합의된 급부도 부속명세서에 기재하여야 되므로 개별공시의 대상이다. 예컨대 어떤 이사가 다른 회사의 감사라면 감사로서 받은 보수, 콘체른 기업으로부터 수령한 보수 등을 공시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는 이사의 잠재적인 이익상반관계가 있는지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사가 제3자로부터 급부를 받는 경우 그것이 “이사의 활동에 관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6) 이사가 외부에서 받은 보수를 보고할 의무가 있는지에 대하여는 학설상 다툼이 있다.    

다. 콘체른기업의 공시의무

콘체른기업도 개별기업과 마찬가지로 개별이사의 보수공시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모회사가 상장회사인 경우에는 콘체른부속명세서에 이사 개인의 성명과 각 이사의 보수를 개별기업의 경와 같은 분류기준에 따라 기재하여야 한다. 개별기업의 부속명세서에 기재될 보수는 당해회사가 받을 이사로서의 활동의 대가인데 비하여 콘체른부속명세서에 기재될 보수는 이사가 콘체른으로부터 받은 보수 즉, 모기업 또는 자기업으로부터 받는 모든 보수라는 점이 다르다. 

2005.1.1.사업연도부터 국제회계기준(IAS, IFRS)에 따라 결산서류를 작성할 의무를 지는데 이들 국제회계기준은 이사보수공시의무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독일상법전에 따르면 독일의 상장 주식회사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콘체른결산서류를 작성하는 경우에도 이사의 보수는 개별공시하여야 한다. 

라. 보수체계의 공시

상장회사는 보수전체에 대한 보수체계의 기본적 특징을 상황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이는 상장회사 보수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었는지를 기재토록 하여 주주에게 설명하는 효과를 얻고 제도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려는 것이다.

마. 개별공시의무의 면제

① 이사 보수를 부속명세서에 기재하는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하는 회사의 의무는 주주총회 결의로 면제할 수 있다. 면제를 위해서는 주주총화에 출석한 기본자본의 4분의 3 이상의 다수결에 의한 면제결의가 있어야 한다. 이는 opt-out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입법시에는 대안으로서 opt-out방식이 제안되기도 하였다.7) 독일법은 EU권고에 따른 것이다. 

② 이와 같은 면제를 인정하는 근거에 대하여 기존의 DCGK 에 따르더라도 이사 보수의 공시는 주주가 보수를 통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공시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그러므로 주주가 이사보수에 대한 통제를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주주의 자유의사에 따라 공시의무를 면제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면제결의의 요건으로 기본자본의 4분의 3 다수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소수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결국 4분의 1의 주주의 의사는 무시할 수 있으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소수주주보호라고 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③ 면제결의는 5년간 유효하다. 이는 주식법상 이사임기가 5년인데 상응하는 것이다. 5년의 기한이 도래하였을 때, 재차 주주총회를 열어 면제효력을 연장하도록 결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④ 주주총회 결의로 면제되는 것은 개별 주주의 보수공시이다. 따라서 이사전체의 보수액을 공시하지 않을 수는 없다. 

⑤ 면제결의를 하는 경우에는 당해 상장회사의 이사회와 감사회는 주식법 제161조에 따라 DCGK의 권고에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권고대응조치 설명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⑥ 이사보수공시의무 면제에 관한 규정은 콘체른기업에 대하여도 준용된다. 

⑦ 보수공시의 대상이 되는 주주가 동시에 당해 회사의 주주인 경우, 면제결의를 하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제3자에게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할 수 없다. 이는 이해관계있는 주주의 의결권행사를 금지함으로서 이익충돌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보수개별공시의무 면제를 내용으로 하는 주주총회 의제선정이나 의안작성 및 제출에서는 당연히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임원 연봉에 대한 개별공시는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이라는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고 결국 인격권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3. 개별공시법의 영향

2007. 연립여당의 하나인 사회민주당은 경영자보수의 상당성과 투명성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설치하여 2008.4.28. 입법론을 포함한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2008.6.에는 독일 지배구조위원회가 DCGK를 일부개정하였다. 

그리고 2009년에는 이사보수의 상당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3) 2009년 이사보수의 상당성에 관한 법률(Das Gesetz zur Angemessenheit der Vorstandsvergȕtung : VorstAG) 제정
  
연방의회가 2009.6.1. 가결한 이 법은 이사의 보수가 상당한 것인지에 대한 심사제도를 도입하고, 이사의 업적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적정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차액상당액을 감사회가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하도록 하고 보수결정 후 회사상태가 어려워진 때에는 감사회가 상당액을 감액할 수 있도록 하 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저성장, 금융위기 속에 이사의 과도한 보수가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이사보수의 적정성을 확보하려는 법은 생소한 것이 아니고 1937년의 주식법 78조 제1항에도 비슷한 규정이 존재하였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 현행 주식법 제87조 제1항에 유지되었다. 

동법은 임원보수공시제도에 대하여도 약간의 수정을 가하였다.

법의 입법과정에서 초점은 회사임원이 받는 보수의 상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떤 제도적 장치를 두어야 하는가라는 점이었다.

첫째, 감사는 이사의 총수입을 확정함에 있어서 그것이 이사의 직무와 업적 및 회사의 상태와 상당한 관계가 있어야 한다. 또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한 통상의 보수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상장회사의 보수구조는 지속적인 기업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 보수가 확정된 후라도 회사상태가 나빠져서 확정된 보수를 모두 주는 것이 부적당한 경우, 감사회 등이 보수를 상당부분 감액할 의무가 있다. 

셋째, 상당성이 결여된 보수를 확정한 감사는 손해배상의무를 진다.8) 

넷째, 상장회사의 경우, 그 회사에서 과거 2년간 이사였던 자는 감사가 될 수 없다.

다섯째, 회사임원의 직무수행상 생기는 위험에 대비하는 임원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하는 경우, 이사는 최소한도 손해의 10%에서 당해 이사보수의 1.5배까지 자기부담을 하도록 한다. 회사임원배상책임보험은 주주대표소송 등에 대비하는 것으로 미국의 일부 주 회사법은 보험료의 일부를 임원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여섯째, 이사의 보수는 감사회 전체회의(Aufsichtsratsplenum)에서 결의하여야 한다. 주주총회는 이사보수체계에 대하여 찬부의 의사표시를 할 수는 있지만 구속력은 없다. 

임원보수 문제는 무엇을 보수로 보느냐의 문제부터 결코 단순하지 않다. 임금, 퇴직금, 타인을 위한 단체보험의 보험료와 보험금, stock -option, 각종 복지혜택, D&O(임원배상책임보험)의 회사부담 보험료에 이르기까지 보수의 개념부터 정리해야 한다./자료사진=연합뉴스



4. 시사점

첫째, 가장 단순하게 말한다면 독일의 경우 이사는 주주총회가 아닌 감사회에서 선임되며 이사의 보수도 주주총회가 아닌 감사회에서 결정된다. 주주가 감사회 및 이사의 유착을 통제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주가 이사보수가 적정하도록 감사회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속명세서 기재를 요구하는 것이다. 즉 개별공시제도의 목적은 1차적으로 주주의 권리행사의 보장에 있다. 이 점에서 이사가 주총애서 선임되고 주총에서 보수결정이 이루어지는 우리나라의 경우, 굳이 개별보수를 공시하여 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명문은 매우 약하다고 할 것이다. 굳이 소수주주의 보호에 목적을 둔다고 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과연 소수주주의 정체에 대하여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결국 독일이 개별공시제도를 택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그에 따라가야 한다고 하는 것은 독일의 회사구조를 도외시한 것이다. 

그러나 만일 주주가 아닌 자, 즉 주주가 되려는 투자자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려는 것이라면 공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독일의 경우 위 두 가지 목적을 모두 갖고 입법이 마련된 것이라고 하지만 핵심은 감사회 통제에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실제로 투자정보로서 보수결정의 투명성과 건전한 거버넌스를 예시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그 기능이 있는 것인지를 평가해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주총결의에 의한 의무면제문제이다. 부득이 개별공시입법을 하게 되는 경우라도 주주가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공시할 필요는 없을 것이며, 면제기간 역시 주주의 뜻에 따라 연장될 것이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개별공시가 입법화된다면 공시의무 면제도 동시에 따라와야 할 것인데 독일의 경우 DCGK라는 대안이 있지만 우리의 경우 그런 명분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주주이익을 위한 공시라는 원칙을 강조하면 주주의 포기도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또 독일의 경우 개별공시의 동기가 된  Mannesmann 사건 같은 나쁜 사례가 있었지만 우리의 경우 그렇게 악질적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국제적 기준에의 정합성 문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살펴 볼 것은 우리 사회의 특수한 분위기다. 가진 자를 저주하는 과도한 공평의 개념이 정의인 것으로 간주되고 그것이 기업에의 기여를 평가하고 유능한 경영진에게 보상을 보장하여 기업경영의 효율성을 확보하려는 사리와 충돌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이와 같은 풍토아래서 개별공시는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이라는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고 결국 인격권의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개별기업들도 보수제도의 합리화를 실현하여 여론의 질타를 받는 일이 없도록 기업문화를 바꾸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와 같은 점에서 상당성법률의 내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넷째, 보다 근본적인 차이로 우리나라 임원의 보수가 절대액에서 높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컨대 상위 100위까지의 임원평균보수는 한국이 43억4555만원으로 일본의 28억7195만원보다는 많지만 미국의 294억4189에 비하여는 매우 낮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공개확대론자들이 흔히 비교하는 일반직원의 평균보수에 비하여 임원보수가 과도하게 높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일본은 67배, 영국은 84배, 독일 147배, 미국 364배, 한국 33배로 나타났다. 어떤 일간신문의 편집위원 칼럼에서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2014년 현대자동차에서만 57억2000만원을 받아 현대차 일반 직원(평균 연봉 9700만원)의 60배에 이르는 소득을 올렸다고 지적하면서 보수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지위에서 불로소득을 챙긴 특권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위험과 헌신을 폄하하고 기업가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다. 그 칼럼의 필자는 대통령도 연봉을 공개하는데 왜 기업총수는 연봉을 공개하지 못하는가라고 힐난하고 있다. 대통령과 기업가의 보수는 그 재원이 다르다는 점도 간과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임원보수 문제는 무엇을 보수로 보느냐의 문제부터 결코 단순하지 않다. 임금, 퇴직금, 타인을 위한 단체보험의 보험료와 보험금, stock -option, 각종 복지혜택, D&O(임원배상책임보험)의 회사부담 보험료에 이르기까지 보수의 개념부터 차근차근 정리해가면 기업들이 합리적 보수를 산출하는 여유를 주어야 할 일이다. /김선정 동국대 법학과 교수


1) DAX 지수(Deutscher Aktien IndeX, German stock index)는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중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구성된 종합 주가 지수로 대상 기업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가장 큰 30개 기업이 선정된다. DAX 지수의 기준일은 1987년 12월 30일로, 이 날의 지수를 1,000으로 산정하고 1988년 7월 1일부터 발표가 시작되었다.2010년 2월 현재, DAX지수를 구성하는 30개 기업은 다음과 같다. 1.아디다스, 2.알리안츠, 3.BASF, 4.바이엘, 5.바이어스도르프, 6.BMW, 7.코메르츠방크, 8.다임러, 9.도이체 방크, 10.독일증권거래소(Deutsche Börse), 11.루프트한자, 12.도이체 포스트, 13.도이체 텔레콤, 14.E.ON, 15.프레제니우스, 16.프레제니우스 메디컬 케어, 17.하이델베르크 시멘트, 18.헨켈, 19.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 20.K+S, 21.린데, 22.MAN, 23.메르크, 24.메트로, 25.뮤닉 리, 26.RWE, 27.SAP, 28.지멘스, 29.티센크루프, 30.폭스바겐 그룹.

2) 개별공시법에서 이사가 퇴직시 받기로 약정한 보수도 공시하도록 한 것도 Mannesmann 사건에서 Esser가 적대적 기업매수시에 받았던 황금낙하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한다. 

3) Baums, Zur Offenlegung von vorstandsvergüttungen, Arbeitspapier Nr,122(6/2005) des Institute für Banksrecht an der Johann Wolfgang Goethe Universität, S,2, 

4) Khurana, FAZ vom 23. 8. 2004, S.14.

5) Thüsing, Das Gesetz über die Offenlegung von Vorstandsvergütungen-VorstOG, NZG, 2005, S.689ff.

6) vanKann, Das neue Gesetz über die Offenlegung von Vorstandsvergütungen, DstR 2005, SS.1496-1499.

7) 각 회사가 주주총회 보통결의로서 부속명세서를 통한 공시의무를 도입하는 것. 

8) 이에 대하여 독일변호사협회는 부정적 의견을 표명한바 있다. Stellungnahme des Deutschen Anwaltvereins durch den Handelsrechtsausschuss zum Entwurf eines Gesetzes zur Angemessenheit der Vorstandsvergütung, 4. 2009, Stellungnahme Nr,32/2009, SS3-4, S.11. 

[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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