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이 단순히 부부사이의 문제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었다. 한 연예인의 가정폭력 피해로 인해 꽁꽁 감춰져 있던 가정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 이후로 가정폭력에 대한 신고는 어느 정도 개선이 된 상태였으나 여전히 아동학대라는 문제는 신고 밖의 일이었다.
그러나 올해 발생한 평택 계모의 '원영이 사건'은 사회적인 충격을 던져줬고 아동학대 피해에 대한 두려움까지 안겨주게 되었다. 요즘은 아동 학대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밖에서 애들한테 큰 소리 한번 못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건수는 최근 10년 사이 2배나 증가했고, 부모에 의한 학대가 81.8%를 차지하고 있다.
남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게 에티켓이 되버린 지금, 옆집과 아랫집에 누가 사는 지는 이미 관심 밖의 일이 되어버렸고 이웃과의 인사마저도 서먹한 일이 되어버렸다.
사건 발생이 되었을 때 곳곳에 설치된 CCTV가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소리쳐 주지 않기에 사건을 앞에 두고도 소용이 없다. 쏟아져 버린 물을 주어 담을 수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112신고로 이웃을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늪에서 건져줄 것인지, 무관심속에 이웃의 불행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지는 우리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또한 범죄로부터 자신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서는 112허위신고는 절대 안 된다는 것도 아울러 반드시 명심하여야 한다.
허위 신고로 이들을 구할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면 허위 신고로 출동이 지연된다면 위기에 놓인 생명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는 단순한 물리력 행사만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동학대는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와 방임을 포함하고 있으며 오히려 물리력 행사보다 정서적 학대와 적극적 방임이 아동에게 더욱 치명적이고 오랜 기간 동안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다. 탤런트 김혜자 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책 제목이 생각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 아이는 한 가정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제2의 원영이가 나오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주변의 이웃들도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보살펴주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다함께 노력을 기울일 때이다. /최영진 경사 대구 동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