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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어버이연합 풍자, 미디어권력 민낯을 보다

2016-05-12 10:04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언론지형이 심각하게 좌로 기운 불공정한 운동장이라는 지적에 소위 진보좌파들은 코웃음을 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정권 편향인데 무슨 헛소리냐고 쌍심지를 돋운다. 정말 그런가. 정권에 따라 공수가 바뀌는 걸 구조적인 불공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가져가면 아마도 KBS 사장은 제2의 정연주가, MBC 사장은 제2의 최문순쯤 되는 자가 차지할 것이다.

더민주당이 집권여당의 위치에 있을 때 공영방송은 히틀러의 선전장관 괴벨스의 방송이라도 된 양 정권을 홍보하고 충성을 다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03년 3월 초 KBS 창사 30주년 리셉션에 참석해 "방송이 없었으면 내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생각도 해봤다"며 "방송이 가자는 대로 갈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한 것만 봐도 안다. 전, 현 정권에서 야당과 언론노조 등쌀에 기계적 중립이나 겨우 유지하는 수준의 지금 현실을 떠올려보면 좌파의 기울어진 운동장 운운은 그 자체가 코미디다.

술주정 같은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언론미디어가 얼마나 극심하게 좌로 기울어져 있는지 그 현실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최근의 어버이연합 사태다. 먹잇감을 쫓듯 좌파언론의 맹렬한 사냥이 계속되면서 어버이연합은 이 단체가 받아야 할 비판 이상으로 과도하게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 심지어는 전경련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무슨 범죄라도 되는 양 온갖 부도덕한 이미지를 덮어썼다.

여기에 좌파들의 흔한 행태인 국정원을 접붙이고 정권 유착 의혹이란 바람도 넣어 부풀리는 등 밑도 끝도 없이 난장굿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좌파언론이 주도해 기사를 집중적으로 쏟아내고 이걸 따라서 경제 스포츠 연예 IT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인터넷매체들이 베껴 쓰고 돌려쓰고 우려먹는다. 이걸 포털이 메인에 턱턱 걸어주면서 대중에 각인시키고 여론을 장악하는 메커니즘이다. 어버이연합이 마치 무슨 공공의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린 것은 미디어의 이런 구조 탓이다.

미디어 장악한 좌파의 선동을 좇는 대중문화계의 현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이렇게 이슈화가 되면 대중문화계가 곧바로 따라간다. 작가인지 방송인인지 모를 유병재라는 작자가 어버이연합을 풍자한 동영상을 만들어 자신의 SNS와 유튜브에 띄워 주목을 받는 일이 있었다. 소속사가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인 YG라는 사실이 또 중요한 포인트다. 유병재가 과연 독자적인 생각과 판단으로 이런 동영상을 제작해 뿌렸을까. YG 같은 곳이 언제 민변이나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같은 곳, 아니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좌파운동권 시민단체 인사들이 물의를 빚어도 풍자한 번 제대로 한 적 있었나. 가령 종북 논란이 한창 이슈가 됐을 때 별놈의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일들이 벌어졌지만 그걸 풍자한 일이 있었던가. 필자의 기억엔 없다. 유병재의 동영상에 담긴 의미도 패륜적이다. 물론 어버이연합 회원 중엔 동영상에 등장한 노인과 같은 이가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버이연합엔 이념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고 투철한 애국심으로 활동하는 노인들도 많다. 이들 전체를 본인이 뭘 하는지도 모르고 빨갱이 종북 아웃만을 외치는 무식한 욕쟁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좀비인간처럼 상징화해 묘사한 것은 그들에 침을 뱉고 모욕하는 행위다. 가난하고 궁핍한 노인들이라고 해서 애국심이 없고 생각 없이 사는 줄 아나. 설사 그들이 일당 2만 원을 받아 집회에 참여했다고 한들 유병재 따위의 인간 나부랭이들에게 조롱받을 사람들은 결코 아니다.

궁핍한 노인 문화가 만든 사회현상으로 따뜻한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얘기까지 하고 싶지도 않다. 6.25전쟁과 같은 시대의 비극을 겪고 오랜 세월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어온 사람들이다.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자녀와 손자가 준 용돈을 아껴 회비 2만 원을 내고 활동한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회원도 있다. 뭘 잘 모르면서 좌파언론이 떠드는 대로 고작 가스통, 2만 원으로 어버이연합 회원 전체를 그 따위로 조롱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결코 없다. 어버이연합 건으로 관심 좀 받아보겠다는 수작이라면 더 그렇다.

좌우진영 모두 수익구조 공개해 털고 가자

언론미디어와 대중문화는 이렇게 좌파가 주도했고 그들이 늘 우세했다. 여기에 공영방송에 뿌리를 박은 기득권 언론노조는 때로는 주도적으로 때로는 교활하게 이런 사회의 여론과 분위기를 타고 갔다. KBS 개그콘서트가 어버이연합을 풍자한 것이 그런 분위기와 무관하다고 그 누가 확신할 수 있겠나. '계좌로 돈을 받기 쉬운 것은 어버이연합' '전경련에서 받고도 입을 다물고 전경련도 입을 다문다' 따위의 매도를 개그랍시고 아무렇지 않게 칠 수 있는 것은 좌파가 주도하는 언론과 미디어 환경의 막강한 힘이 아니고선 설명할 수 없다.

이게 바로 기울어진 운동장의 진짜 모습 아닌가. 어버이연합엔 집단적으로 융단폭격하면서 경실련 고발사건은 단 한 줄도 쓰지 않는 언론, 풍자하지 않는 미디어 아닌가. 그리고 이런 언론미디어의 지형, 소위 거대 좌파진영이 완성되기까지 진보좌파들은 그럼 깨끗하게 자기 주머니만 털었겠느냐는 얘기다.

좌파세력의 언론 시민단체 각종 조직들의 활동,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따진다면 어버이연합이나 우파단체 활동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그 조직이 한 두 해도 아니고 벌써 수십년이다. 이들은 땅 파서 활동한다는 얘긴가. 그들의 수익구조는 제대로 공개되거나 밝혀진 적이 없다. 그럼에도 어버이연합은 전경련 지원 사실 하나 밝혀진 것으로 그들로부터 회원 전체가 몹쓸 노인들로 매도당하고 있다. 그 짓에 어쭙잖은 방송인과 대중문화기업까지 덤벼들었다.

이게 언론문화 권력을 지닌 좌파의 위력이다. 이런 지경인데 무슨 놈의 기울어진 운동장 탓을 하나. 이런 세태와 문화풍토는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다. 좌파세력 여론공작을 쫓아가는 인터넷 언론 환경, 이걸 확산시키는 포털,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대중문화계 그리고 그 꼭짓점에 똬리를 튼 언론노조의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

그 첫 작업으로 필자는 좌우를 가리지 말고 시민단체 인터넷 언론사들의 수익구조를 모두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 자신들은 감추고 상대진영에게 더럽다고 손가락질 해봐야 의미 없다. 모든 것을 털고 다시 시작하고 경쟁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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