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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족쇄 풀린 카카오의 상생 외침…"믿어도 되나요"

2016-06-10 12:16 | 이미경 기자 | leemk0514@mediapen.com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카카오의 앓던 이가 빠졌다. 두 달 전 대기업이라는 명찰을 달았던 카카오는 대기업 집단을 규정하는 자산기준이 상향 조정되면서, 대기업 집단 분류에서 해제돼 다시 웃음을 찾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상향은 지난 2008년 이후 8년 만.

국민경제 규모 등 경제여건의 변화를 반영할 필요성이 높아졌고 기업집단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 수준의 규제가 일괄 적용, 일부 하위집단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대기업집단 기준은 1987년 도입 당시 4000억 원으로 시작, 2002년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이었던 것이 2008년에는 5조 원으로 올라갔다.

대기업집단 수도 48개에서 65개로 크게 늘면서 최상위·최하위 집단 간 자산규모 격차가 커졌다. 이에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그룹과 같은 규제 받은 카카오, 다시 찾은 자유

카카오는 올해 4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자산규모 5조 원을 넘겼다는 이유 때문이다. 카카오의 자산규모는 5조1000억원. 자산규모 1위인 삼성(348조 원)의 70분의 1수준이지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삼성과 같은 수준의 규제를 받게 됐다.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신규 순환출자·채무보증이 금지된다. 소속 금융·보험사가 가진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도 제한받는다. 이외에도 30개 이상의 규제를 새로 받게 된다.

카카오는 대기업집단 지정 이후 새로 적용받게 된 규제만 76개에 달했고 O2O(온라인·오프라인의 연계) 등 각종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 부닥쳤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당시 전체적으로 없던 규제가 70여가지가 생겨버렸다"며 "기업은 속도가 생명이다. 사업을 진행할 때 문제의 여부를 따지는데 시간과 리스크가 많이 들어갔는데 속도가 뒤처지게 된다는 점이 가장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한 스타트업들 같은 경우, 카카오 계열 회사로 묶이면서 대기업집단으로 포함돼 벤처캐피탈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는게 불가능했다"며 "여전히 중소규모고 작은 스타트업인데 추가 투자를 받지 못하면 사업에 굉장히 큰 영향을 받아 우려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벤처 출신 기업들은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가 혁신과 발전의 필수 정책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집단으로 규정되면서 투자가 가로막히게 됐던 것.

카카오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으로 포함되면서 전체적으로 위축된 면이 있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빠르게 정리가 됐다"며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알고, 혁신을 위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O2O 시장 진출 속도…골목상권 생태계 우려

정부의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상향조정에 대해 중소기업계는 반발했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란 것.

중소기업계는 이번 기준 상향으로 65개 대기업집단 중 절반이 넘는 37개 집단, 618개 계열사가 상호출자·순환출자 등의 규제에서 벗어남에 따라 경제력집중 심화와 중소기업·소상공인 골목상권 침해가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 관계자는 "카카오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택시, 대리운전 등 골목상권 위주로 진출함에 따라 중소상인들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고 스타트업 생태계 파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소기업계는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이 아닌 투자확대·신사업진출·해외진출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예외적 규제완화는 인정한다"며 "그러나 이는 산업·업종·자산규모별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가 바탕이 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카카오는 O2O 서비스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택시와 대리운전·주차장·미용실·가사도우미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O2O 시장의 거대 공룡으로 성장했다. O2O 시장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뛰어든 영역이기도 하다.

카카오가 O2O 시장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관련 업종에서 투자를 준비하던 업체가 투자 실패를 한 경우도 많다는 스타트업들의 주장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서울버스와 지하철 등 작지만 좋은 스타트업을 인수·투자해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라며 "같이 손잡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라고 해서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이라는 작은 앱을 통해 시작한 스타트업이었다"며 "다른 대기업들을 봐도 메신저 등 진출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서로 다른 경쟁력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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