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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 대란 한 달'...'영업정지' 등 카드사에 쓰라린 상처 남겨

2014-02-07 10:52 |

1억건이 넘는 사상 최악의 정보유출 사태가 일어난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국민들은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불안에 떨었고  카드사들은 원흉으로 지목됐다. 최고경영자가 사퇴하고 금융당국의 특별검사를 받았으며 앞으로도 정치권의 국정조사를 받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전적인 피해도 막대했다. 이번 사태 이후 고객의 10%가 이탈하는 아픔을 겪었고 지금까지 사고 수습을 위해 4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쏟아 부어야 했다. 앞으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 비용도 수 천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카드업계 전반에 퍼진 공멸우려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KB국민·농협·롯데 카드 3사 뿐만 아니라 전체 카드사의 이미지가 추락해 향후 성장은 고사하고 구조조정으로 제살을 깎아내야 하는 형국이다.  

◇한 달만에 고객 10% 이탈...카드 3사 점유율 계속 감소할 듯

지난달 8일 사상 최악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킨 KB국민·농협·롯데카드 등 카드 3사에서 7일 현재까지 10%의 고객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까지 KB국민·농협·롯데카드에 접수된 카드 재발급 요청과 해지 요청 건수는 총 694만4,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에서 빠져나간 해지신청 건수는 263만건으로 기존 보유 고객(2,702만장, 2013년 9월 기준) 대비 9.7%에 달했다. 고객 10명 가운데 1명은 카드를 해지한 것이다.

고객 이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농협카드로 667만7,000장의 총 카드 발급 매수 중 13.6%인 91만2,000건의 해지신청이 접수됐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각각 9.5%(111만건), 7.0%(61만건)에 달했다.

게다가  카드 3사는 17일부터 3개월간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때문에 추가적인 점유율 감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발급 수로 점유율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잠재적인 소비층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카드사의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사고수습 비용만 460억...추가로 수천억원 소요될 듯

이들 카드사는 카드재발급 비용과 사고수습 비용 등으로 현재까지 460억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5일까지 카드 3사를 대상으로 총 431만2,000명의 고객이 재발급을 신청했다. 카드 1매 당 발급 비용이 보통 5,000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재발급 비용만 215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정보유출에 관한 통보문 발송에 따른 우편료(170억원)와 콜센터 확대 운영으로 인한 비용(20억원), 회선 등 인프라 확장비용(20억원)으로 210억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정지에 따른 추가 비용과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배상액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 

◇이미지 추락으로 성장 정체될 듯...구조조정 수순만 남아

당장의 수습 비용만이 문제는 아니다. 이번 사태로 카드업계에 대한 불신 확산이 더 큰 걱정이다. 금융업의 근간은 고객 신뢰인데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면 고객 신뢰가 무너져 향후 영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11개 카드사에 대한 BMSI조사 결과 롯데·농협·국민 등 사고 발생 카드사 뿐만 아니라 신한·삼성 등 전체 카드사의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사태 전에도 이미 카드사 영업 환경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경기 침체와 부가서비스 축소로 카드 사용률 증가폭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낮아져 성장은 거의 멈췄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런 와중에  이번 사태로 '결정타'를 맞은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번 사태에 따른 이미지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영업정지가 끝나더라도 다시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곧 현실화할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과 현실화한 이익 증가세 둔화,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카드사들은 사실상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카드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상황"이라며 "규모는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최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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