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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정교한 투자…'LG만의 방법'

2016-07-28 17:11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올해 5월 사단법인 한국공업화학회는 지난해 그래핀과 탄소양자점 등을 활용한 세포 이미징과 항암제약물 연구에서 뛰어난 차세대 나노 소재를 발굴한 한국교통대 화공생물공학과 박성영 교수를 올해의 ‘LG 젊은 공업화학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LG 젊은 공업화학인상’은 공업화학 분야에서 학술적으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젊은 공업화학인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LG화학이 후원하고 있다. 


LG화학은 상아탑을 단순한 후원 대상이 아닌 긴밀한 파트너로서 인식하고 우수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초 무기 나노 소재 분야 세계적 석학인 이진규 전 서울대 교수의 수석연구위원(전무급) 영입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교수는 지난 2013년 LG화학 중앙연구소에서 1년간 공동 연구를 수행하면서 ‘좋은 인재, 장기간 걸리는 기술개발에 대한 인내, 제품 개발 경험 등 3박자를 모두 갖춘 회사’라고 생각하고 LG화학의 영입 제안을 받아들였다. 

LG화학이 인재 후원에 힘을 쏟고 있다면, LG디스플레이는 자사 연구원을 대학 강사로 파견해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포스텍과 함께 현장에서 뛰고 있는 연구원 2명을 교수로 지원하는 ‘산학일체 교수’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포스텍 대학생들은 오는 9월 학기부터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노하우를 LG디스플레이의 현장 전문가로부터 배울 수 있게 된다. 

또한 포스텍은 대학 연구실의 문도 LG디스플레이에 개방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대학 연구실이 제공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대학의 연구 경쟁력을 동시에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체모방기술을 적용한 LG 시스템 에어컨 팬의 모습. / LG그룹 제공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서울대학교와 함께 생체모방 기술을 적용한 저소음, 고효율 에어컨 팬을 개발했다. 서울대 공대 기계항공공학부 연구원 3명과 LG전자 연구원 3명 등 6명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혹등고래와 큰가리비의 생물학적 특징들을 모방한 저소음, 고효율 팬을 개발한 것이다.

공동 연구진은 혹등고래의 지느러미에 있는 혹이 소용돌이를 발생시켜 지느러미 표면을 따라 흐르는 물이 일찍 흩어지는 것을 보고 팬 날개 앞쪽 표면에 고래와 같은 혹 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큰가리비 조가비에 있는 홈이 물로 인한 저항을 줄이고 위로 뜨는 힘을 키운다는 사실을 밝혀내 디자인에 적용했다.

고래와 가리비를 모방한 에어컨 실외기 팬은 기존 팬보다 소음은 2데시벨, 소비 전력은 10%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LG전자는 이 연구결과를 지난해 출시한 고효율 1등급 시스템 에어컨인 ‘멀티브이 슈퍼5’에 적용했다. 

이 공동연구는 지난 3월 고객 가치에 기여하는 원천기술이나 제품 개발 등 탁월한 성과에 대해 시상하는 자리인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산학협동 부문 LG연구개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연세대와 함께 5G(세대) 핵심 기술인 FDR(Full Duplex Radio, 전 이중 통신) 통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FDR 통신 기술은 기존 주파수 분할 방식(Frequency Division Duplex)이나 시분할 방식(Time Division Duplex) 대비 주파수 효율을 최대 2배까지 늘릴 수 있어 데이터 전송 속도를 어떤 통신 환경에서도 빠르고 안정되게 2배 높일 수 있다. 

구본무 LG 회장이 지난 2월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석·박사 R&D 인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LG그룹 제공


LG하우시스도 지난해 10월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함께 미래 건출물과 도시에 적용될 건축자재 분야의 연구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G하우시스는 하버드대 그린빌딩·도시 연구센터에 3년간 3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지속 가능형 차세대 건축자재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LG는 ‘대학 경쟁력이 사회는 물론 국가 경쟁력의 원천’임을 믿고 27년째 국내 대학 교수의 해외연수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1995년 취임 이후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우수 R&D 인재의 확보 및 육성에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보여온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연암해외연구교수 증서수여식에서 “대학이 곧 국가 경쟁력의 뿌리라는 믿음으로 28년간 해외 연구를 후원해왔다”며 대학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LG 관계자는 “LG가 추구하는 시장선도 혁신을 위해선 지성의 요람인 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산학협력의 모범사례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대학교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미디어펜=김세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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