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박소연이 자신의 연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소연은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93.83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49.14점)과 합해 총 142.97점을 받았다.
2012~2013시즌 주니어 무대에 데뷔한 박소연에게 시니어 대회는 이번 올림픽이 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시니어 무대를 많이 경험해보지도 않은 박소연에게 올림픽은 너무 큰 무대였다. 그 때문에 긴장했는지 실수가 많았다.
▲ 사진/SBS방송 캡처 |
쇼트프로그램에서 첫 점프인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싱글 살코로만 처리해 기대에 밑도는 점수를 받은 박소연은 이날도 두 차례나 점프 실수를 했다.
그는 프리스케이팅 첫 점프과제인 트리플 러츠를 뛰고 착지하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고, 연기 중반부에 포함된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했으나 실수해 첫 점프를 싱글로만 처리했다.
박소연은 "오늘은 쇼트프로그램을 할 때보다 긴장이 되지는 않았는데 점프를 할 때 생각이 너무 많았다. 실수가 많아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상상했던 무대와는 많이 달랐다"며 아쉬운 미소를 지어보인 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여서 기대가 컸다. 깨끗하게 하고 싶었는데 긴장해서 잘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전체 첫 순서여서 박소연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박소연은 "아마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장 먼저 연기하는 것을 싫어할 것이다. 첫 번째로 출전하면 체력 소모가 많고 힘들다"고 아쉬워하면서도 "하지만 체력 소모 탓은 아니고 오늘은 긴장해 실수가 많았다"고 밝혔다.
"경기 직전 코치님이 즐기라고 말해주셨다"고 전한 박소연은 "하지만 전혀 즐기지 못한 것 같다"며 "큰 대회 경험을 했다는 것으로 좋다. 이 무대에 선 것만으로 좋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많이 긴장했다면서도 4대륙선수권대회 때와는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고 했다.
박소연은 "4대륙선수권대회 때에도 많이 떨었다. 올림픽이어서 관중이 많기는 하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는 않았다. 4대륙선수권대회 때와 크게 다른 것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성적은 아쉽지만 이 대회를 겪으면서 얻은 것은 있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을 대표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박소연은 "큰 대회를 겪어봤으니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 할 것 같다.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았다. 배운 것을 연습 때 집중적으로 연습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완할 것이 굉장히 많다"는 박소연은 "여기서 배운 것은 선수들이 실수를 해도 실수한 티를 내지 않고 다음 점프를 잘 연결한다는 것이다.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인 박소연은 "그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데 집중하겠다. 많은 대회를 겪으면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