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40대가 토막 낸 시신을 집 안에 두고 3일간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31일 살인·사체훼손·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한 이모(47)씨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씨는 지난 8월 말 동거녀 A(38·여)씨와 함께 살던 안양시 동안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A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다섯 부위로 토막 내 인근 야산 등 3곳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에서 "동거녀가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나를 무시하는 말을 해 홧김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A씨를 살해한 직후 집 화장실에서 흉기로 시신을 훼손해 비닐봉지에 담은 뒤 다음날부터 3일에 걸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과 가까운 야산 2곳은 걸어서, 집과 거리가 떨어진 1곳은 택시를 타고 이동해 시신을 유기했다.
이씨는 마지막 시신 부위를 유기할 때까지 3일간 화장실에 토막 낸 동거녀 시신을 둔 채 이 집에서 생활해 온 것이다.
경찰은 이씨가 진술한 장소에서 A씨 시신 일부를 발견, 수습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알코올중독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 피의자는 정신 상태도 온전하지 못해 명확한 범행 일시 등을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며 "살해 범행과 시신 유기 등 행적을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관내 택시업체에 이씨를 태운 기사를 수소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달 27일 오후 3시께 이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람을 죽였는데 자수하고 싶다"고 경찰에 신고한 뒤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A씨 어머니로부터 A씨에 대한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A씨 소재를 추적해왔다.
한편 경찰은 유기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이날도 안양 야산과 하천 일대에 2개 중대 등 170여명을 투입,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이번 주중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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