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5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가 ‘매직넘버 270’을 훌쩍 넘겼다.
“글로벌리즘이 아닌 아메리카니즘”을 부르짖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할 정도로 ‘패닉’이라는 반응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두 번 집권한 뒤 정권을 넘겨온 대선 공식이 지켜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우려하는 동시에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왔다. 사실상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뒷받침했다.
그런 만큼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미국 국민들이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한반도에도 미증유의 혼돈과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하겠다고 강조해온 트럼프가 달라지는 대외정책을 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 부문에서의 변화를 예상해보면 트럼프가 주장해온 보호무역주의가 얼마나 가시화될지 주목해야 한다. 트럼프는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에 반대해온 것은 물론 한미FTA에 대해서도 “일자리를 죽이는 재앙”이라고 표현해왔다. 무역법 등에 따라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파기도 가능하므로 트럼프가 기존 FTA를 파기하고 재협상에 나설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또 5차 핵실험을 끝낸 북한 문제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 안보 부문도 중요하다. 트럼프가 선거기간동안 한반도 문제를 많이 언급한 적이 없어 특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5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가 ‘매직넘버 270’을 훌쩍 넘겼다.
다만 트럼프는 한국, 독일, 일본 등을 상대로 ‘안보 무임 승차론’을 펼치며 주한미군 철수와 방위비 분담금 100% 인상 등을 주장해왔다. 방위비 분담금을 한미FTA와 연계해 “우리는 한국을 돕는데 왜 한국은 우리를 돕지 않는가”라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측도 만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며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진영 인사 86회,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인사들을 106회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꾸려진 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국에 대해 평화협정을 요구해온 북한과 미국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주목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미동맹이 약화되는 등 변화도 뒤따를 수 있다.
이 밖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주한미군 사드 배치, 대북제재 강화 조치 등에도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향해 “미치광이”(maniac)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김정은에 대해 인정해줘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김정은과 만나 대화하겠다”며 북핵 정책이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바라보느냐가 관건이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유지하면서 대화와 강성이라는 투 트랙으로 대북 압박을 가하면서 특유의 정책이 나올 수 있다. 공화당 대통령에 상의과 하원까지 공화당이 석권한 상황이어서 추진력도 가능하다.
따라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우리의 보다 선명한 대북정책 정립이 더 중요해졌다. 그동안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있어야 했으므로 미국정책을 따라온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로 방향을 설정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가장 불확실한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는 우리 대북정책을 미국정부가 수용할 수 있도록 일관되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마련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트럼프의 승리는 미국대선의 풍향계라고 불리는 대표 격전지인 오하이오주와 최다 선거인이 있는 플로리다주(29명)와 펜실베이니아주(20명)에서 모두 표심이 한곳을 향한 결과이다. 사전에 등록한 선거인도 민주당이 많아서 클린턴 쪽의 우세가 예상됐다. 따라서 무당파로 등록한 선거인단이 트럼프를 결정한 것이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미국대선 결과에 대해 ‘비호감의 대결’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미국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차악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미국 국민들이 “이번 선거는 넌더리가 난다”고 말할 만큼 양쪽 후보가 진흙탕 싸움을 벌인 결과 유권자에게 조금 덜 미움을 받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초로 흑인 대통령을 선출한 미국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선택한 사회현상과 그 의미를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