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부패 힐러리' 깬 '미친 트럼프'…공약 뭐길래 지구촌 '덜덜'

2016-11-09 17:38 | 문상진 기자 | mediapen@mediapen.com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부패한 클린턴'이 '미친 트럼프'에게 졌다. 제 45대 미국 대통령에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백악관을 접수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언론, 여론조사기관, 출구 조사결과 모두 힐러리 클린턴이 박빙의 우세를 보였지만 역시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준 결과다.

트럼프의 우세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공포'에 요동쳤다.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불안정성으로 폭락했다. 트럼프의 반이민정서와 백인중심주의, 고립주의의 보호무역에 대한 불안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부동산 재벌 출신의 트럼프는 지난해 6월 16일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대통령은 고사하고 공화당 후보에 오르리라고 예상한 이가 없을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잇단 막말로 정치적 이단아로 불리며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를 단숨에 스타로 만들기도 했다.  

출마선언 1주일만에 공화당 경선 주자 중 지지율 2위 올랐고 7월에는 1위를 기록하면 돌풍을 예고했다. 8월 공화당 TV토론과 함께 지짖율 30%를 넘기면서 줄곧 선두를 유지하며 후보에 올랐다.

트럼프는 클린턴과 맞대결에서 여성·무슬림 전사 가족 비하발언, 음담패설 음성 파일, 성추행 의혹 등으로 지지율 롤러코스트를 탔다. 모두의 예상은 힐러리 클린턴으로 좁혀졌지만 그녀 역시 이메일 스캔들에 발목이 잡히면서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다. 과거 240년간 백악관을 거쳐간 44명의 남성 대통령을 배출한 '금녀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트럼프의 우세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공포'에 요동쳤다.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불안정성으로 폭락했다. 트럼프의 반이민정서와 백인중심주의, 고립주의의 보호무역에 대한 불안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클린턴의 패배는 선거막판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 미셸 오바마 여사 등 초호화 군단의 지원을 받았던 점에서 충격 그 자체다. 반면 트럼프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 존 매케인 상원의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공화당 주류로부터도 외면을 받았다.

트럼프의 승리는 금권 기득권 정치, 양극화와 삶의 질 저하에 분노한 미국의 선택이었다. 기득권 중의 기득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은 트럼피즘(트럼프주의)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500여일간의 대선 여정에서 트럼프는 '정신 나간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부패한 정치인'이라는 주홍글씨와 싸워야 했다. 부패한 기득권 정치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은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인 트럼프에게서 미국을 바꿀 수 있는 희망을 봤다.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으로 미국 정부가 추진해 왔던 동맹관계부터 무역협정에 이르기까지 주요 정책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분야 공약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물리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국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주둔비용 100% 분담'을 주장해 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해서도 '무용론'을 폈다. 이런 주장이 방위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트럼프의 '협상용'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동맹국들의 마음은 편치 않을 수밖에 없다.

북한을 '김 씨 왕조의 노예 국가'라고 명시한 공화당 정강에서 보듯 트럼프 정부는 대북 강경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사업가의 길을 걸어온 트럼프가 고차원 방정식의 정치적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는 미지수다. 유럽이나 중동같이 미국의 이해관계가 국가와의 저울질 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불확실하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 설치'도 주목을 받는 공약 중 하나다. 실제로 장벽을 세우지는 않겠지만 멕시코에 대해 불법 이민자나 마약 문제 등을 빌미로 유·무형의 압력을 가할 가능성은 높다. 미국에는 최대 11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들이 있다. 트럼프는 공약 실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 상당수를 실제로 추방하려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반이민주의와 백인 우선주의,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이 미국을 분열 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규제 해제' 바람이 불 전망이다. 감세, 금융규제법 철폐, 화석연료 개발에 대한 규제를 풀겠다는 게 트럼프의 대표적인 주장이다. 소득 최상위 계층의 소득세를 39.6%에서 33%로, 최고 35%인 법인세를 15%로 각각 인하한다는 감세 구상은 트럼프 경제 정책의 핵심이다.

무역 분야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기존 협정 파기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운명은 '바람 앞의 촛불'이 될 전망이고, 한미FTA 역시 대대적인 개편이라는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규제를 없애고 세금 부담을 줄여 10년간 연평균 3.5%의 경제성장을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약 25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미국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겠다는 트럼프의 구상은 막이 올랐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