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는 2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 따른 독자제재를 발표하면서 대랑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하는 북한 노동당 자체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또 북한에서 임가공된 의류를 포함해 대북 수출입 통제를 강화하고, 북한의 해운 활동과 출입국 제한도 강화했다.
국무총리실과 통일부, 외교부는 이날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대북 독자 제재안을 발표했다.
먼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고 북한 정권의 주요 자금원 확보에 기여하는 단체 35개, 개인 36명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황병서, 최룡해, 김원홍, 김기남 등 북한정권의 핵심 인사들은 물론 조선노동당, 국무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등을 대상에 추가한 것이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북한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석탄수출과 노동자 해외송출에 관여하는 북한 기관 및 단체를 제재 대상에 최초로 포함시켰다”며 “해당기관들과의 거래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능력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국제사회에 환기코자 했다”고 설명했다.
안보리 2321호 결의의 골자가 모든 유엔 회원국으로 수출되는 북한산 석탄의 수출액을 총 4억87만18달러 또는 수출량 총 750만톤(두 기준 중 낮은 쪽)을 초과하지 않도록 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 자체를 대상으로 넣을 경우 북한을 범죄국가로 간주해 향후 대화에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국무실장은 “이미 조선노동당 관련 산하기구가 유엔 안보리 제재대상에 들어가 있고, 그래서 그 의사결정의 최고기관으로서 조선노동당 당연히 제재 대상이 되어야 된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총리실과 통일부, 외교부는 2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 따른 대북 독자 제재안을 발표했다./연합뉴스
또한 정부는 이번 제재대상 명단에 봉화병원을 포함시켰으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제재대상이 되고 있는 사치품을 봉화병원이 수입하는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독자제재 조치에는 북한의 제2 외화수입원인 의류 임가공 무역을 포함한 대북 수출입 통제가 있다.
이에 대해 김형석 통일부 차관은 “현재 북한이 연간 임가공을 통해서 수출하는 물량은 연간 8억불 정도 되고 있다”며 “중국기업을 포함해 해외기업들과 계약에 의해 이뤄진 걸로 확인됐고, 여기에 일부 국내 기업도 연관됐다는 의혹이 있어 아직 확인된 바는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상정한 끝에 이번 독자제재 내용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해운활동을 강력 차단하기 위해 기존 국내 입항금지 180일 조건을 2배로 확대해 최근 1년 이내에 북한을 기항한 적이 있는 외국선박의 국내 입항을 전면 불허하기로 했다.
아울러 북한과 관련된 출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제3국인의 국내 입국을 금지했다. 가령 국내 거주 외국인 중 국내 대학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핵·미사일 분야 전문가가 방북을 통해 우리 국익에 위해가 되는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해당 전문가의 국내 재입국을 금지토록 하는 식이다.
이날 독자제재안에 대해 이 국무실장은 “WMD 개발에 기여하는 대상을 선도적으로 제재 조치함으로써 우방국인 미국과 일본, 호주, EU의 독자제재 대상에도 포함될 수 있고 나아가 안보리 결의 제재 대상에도 추가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국무실장은 “이번 결의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최대 외화 수입원인 석탄 수출을 대폭 감축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강력한 제재의 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출금지 대외교역품목의 확대, 한 해운·항공 및 화물차단 조치의 강화, 북한 외교활동 제약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안보리 결의를 대폭 보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 국무실장은 ‘이번 제재 대상에 북한 노동당 자체와 고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과 관련해 향후 이들과 대화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묻는 질문에 “ 북한이 어떤 태도 변화가 없고 비핵화에 대한 의사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와 압박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먼저 말씀하시는 건 지금 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