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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참모들 마련 케이크 받고 '조촐한 성탄절'

2016-12-25 11:58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4년차에 맞은 크리스마스 이브는 여느 때와 달리 조용히 보냈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파문으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초래되면서 직무정지와 탄핵심판 중인 상황을 고려, 대외 노출을 삼간 것으로 보인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16일째인 전날 저녁 참모들이 마련한 케이크를 선물받아 조촐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측근 참모들이 대통령 관저로 찾아가 케이크를 함께 먹으며 잠시 환담을 나누면서 박 대통령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은 최순실 사태 이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9번째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소환조사하는 등 뇌물 혐의 수사를 본격화해 더욱 무거운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일부 참모와 변호인단을 제외한 외부 인사와 접촉하지 않았고 매년 12월24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하던 성탄 메시지도 올해는 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2월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SOS 어린이 마을에 방문, 어린이들과 레크리에이션을 진행 중인 모습. 직무정지 상태로 맞은 올해 크리스마스는 일부 참모와 탄핵심판 변호인단을 제외한 인사와는 접촉하지 않고 조용히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박 대통령은 본궤도에 오른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에 대비해 주말에도 수시로 대리인단과 접촉해 법률 대응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

당장 27일 열릴 탄핵심판 2차 준비절차 기일을 앞두고 헌재가 요구한 '세월호 7시간'의 박 대통령 행적 제출을 위해 참사 당일 시간대별 박 대통령의 업무 내역과 위치 등 자료를 꼼꼼하게 정리하고 있다.

아울러 조만간 닥쳐올 수 있는 특검팀 압수수색 등의 직접 수사에 대응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올해 크리스마스는 안보와 민생을 직접 챙기던 예년의 모습과 달리 크게 위축됐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12월24일 군부대 격려 방문과 12월25일 아동시설 방문으로 눈코 뜰 새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냈고, 2014년에는 페이스북에 직접 수놓은 자수 그림이 인쇄된 연하장 사진과 함께 성탄 메시지를 띄웠다.

작년에도 박 대통령은 12월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받은 메일을 공개하고, 전방 부대를 찾아 격려한 바 있다.

그러나 직무 상태로 맞은 올해 크리스마스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장애 영유아 거주시설을 찾아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달하는 등 박 대통령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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