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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외교' 방중 민주당 의원들, 왜 '굴욕 외교'했냐면

2017-01-05 13:44 | 정광성 기자 | jgws89@naver.com
[미디어펜=정광성 기자]‘사드 외교’를 주장하며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이 4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지만 중국의 입장만 듣는데 그쳐 저자세로 일관하는 '굴욕 외교'에 그쳤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방중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왕이 부장에게 "경제적 보복을 하지 말라"는 부탁만 한 것으로 전해져 “안보를 돈으로 흥정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중국이나 왕이 부장에 대해 사전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야당 의원들이 ‘문재인’이라는 유력 대선주자의 입장만 전달하기 위해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만난 것은 앞으로 중국에 이용당할 빌미만 줬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중국은 사드배치에 반대해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한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 보조금 지급 제외 등 이른바 ‘한한령(限韓令)’ 의심 조치들을 취해왔다. 중국의 보복 조치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조치 단계에서 한국의 입장을 떠보는 중국 정부의 속내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빌미로 민주당 의원들이 또다시 중국을 방문해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주장만 고스란히 듣고 왔다. 이는 우리 국가안보 사안에서 여야간 엇박자를 내고 이를 중국에게 확인시켜준 것이어서 대중외교에서 중대한 국가적 이익을 해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비판이다.   

특히 한반도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는 문제는 우리와 동맹국인 미국이 자국의 주한 군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도 크다. 동시에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해 우리 국민을 지키는 방어적 수단으로 결정된 것이다. 

방중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이 사드 레이더가 중국 동부지역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배치에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심각한 안보이익의 침해 문제가 바로 북한 핵·미사일이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이 이런 우리 입장에 한목소리를 내지 않고 오히려 중국 입장을 들어주기 위해 방중한 것은 우리 안보이익에 위배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어처구니 없는 굴욕외교"라며 "사대주의 논란을 넘어 한 나라의 국가안보 문제를 돈과 흥정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우리의 군사주권을 외국에 흥정하는 행태를 바로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도 "매우 걱정스러운 매국적 행위"라며 “지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찬성 여부를 북한 김정일에게 물어보자고 했던 문재인 전 대표가 이번에는 중국에 가서 사드 배치를 할지 말지 물어보는 굴욕외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중국이 우리에게 압박을 가한다고 해서 우리의 주권, 원칙을 훼손하는 발언으로 굴욕적 외교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런 세력들에게 국가안보를 맡기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런 외교적 전례를 만들면 앞으로 중국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에게 경제 제재, 돈 문제로 압박을 가해서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려 들 것"이라고 민주당의 안보의식을 문제삼았다. 

앞서 김종인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8월 같은 당 의원의 방중에 대해 "괜히 갔다가 중국에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한데 이어 "차기 집권을 생각하는 정당에서 한·미 동맹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드 배치에 원칙없이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의 방중과 관련해 학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강동완 동아대학교 교수는 "중국은 이번에도 야당을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며 “사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우리에게 필요한 전략적 무기로 북핵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을 만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가속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이 왜 중국을 불편하게 하냐“며 ”서로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쪽으로 논의해보자"고 말해 거만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한반도에 사드배치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없이 최근 중국이 한한령(한류를 금하는 명령), 여행객 제한, 전세기 불어 등 사드 관련 제재 조치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민주당 의원들의 태도를 볼 때 당장 사드배치를 철회할 수는 없으나 차기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될 경우 중국 정부에 협조하겠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해 8월에도 6명 의원들이 방중해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에 이용만 당하고 왔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방중 이후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 정부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국내 여론도 비판 일색이었으나 이번에 또다시 방중해 왕이 부장 면담까지 강행하는 무모함을 보였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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