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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위안부 멍청한 논쟁…국가안보를 말하는 대선후보가 없다

2017-01-14 08:3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우선 김진 노설 위원님의 탁월한 분석과 대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대통령의 가장 큰 임무는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과거 경력이 무엇이던 남자던 여자던 당연직 국군 통수권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서 후보 중 국가안보를 이야기 하는 사람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국가안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하고 그런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야 겨우 끌고 갈수 있는 나라가 오늘의 대한민국이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처한 국제상황이다.

그동안 이념에 오도된 세력들에 의해 우리가 우리 안보를 해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나라, 우리의 안보를 지지하기 때문에 함께 해야 할 나라를 정확히  찾아내는데 실패했다. 박근혜 정부도 우리나라의 국가안보를 위해 의존해야 할 세력, 경계해야 할 세력에 대해 헷갈렸고 그래서 잘못된 정책을 수행 했다. 

국제정치학은 누가 안보를 우려하는 나라인지를 이론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웃에 있는 힘센 나라가 안보의 대상국이다. 그 나라로부터 오는 위협을 줄이기 위한 제반 노력이 국가안보정책이다. 우리나라의 이웃에 있는 힘센 나라들은 중국, 일본이다. 두 나라가 다 안보위협 대상이지만 우리 힘으로 두 나라를 다 경계할 수 없다. 그래서 한나라를 선정해야 하는데  둘 중에 더 힘이 센 나라를 상정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맞다(세력균형이론). 현재 더욱 힘이 센 이웃은 중국이다. 또한 최근 개발된 국제정치학 이론은 독재국가를 위험한 국가라고 알려준다. 중국과 일본 중 현재 누가 독재국가인가? 우리는 이 같은 원초적인 이론조차 제대로 적용 할 줄 모르고 있다.

사드 문제는 본질적으로  Non Negotiable Confidential Military Issue이다. 그런데 멍청한 정치가들이 협상 불가의 비밀스런 군사문제를 Negotiable Open Diplomatic Issue 로 만들어 버렸다. 이 세상에서 전략적 무기를 배치할 것이냐 말거냐 어디다 가져다 놀 것이냐를 가지고 공개적으로 왈가왈부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김진 논설위원의 지적대로 우리나라의 경제에 사활적 관건을 쥐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그런데 국민 대부분은 중국이라고 알고 있고 한국 역대 정부들, 보수 던 , 진보 던 그렇게 생각하고 지내 왔다. 만약 사드 배치가 거부될 경우 미국은 주한미군의 안전을 보장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나가서 지켜주마" 라고 나올 수 있다. 이미 미국 학자들이 말하는  Off Shore Balancer 가 되어야 한다는 것과도 부합하는 일이다. 미국이 왜 아직도 남의 나라 본토에 가서 그 나라를 지켜주고 있느냐는 논리다. 주한미 육군이 빠져 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국에 투자되어 있는 외국 투자자들의 달러가 따라 나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을까? 신용 등급이 하락은 말로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김진 논설위원의 노무현 정부 시절 신용 등급 하락을 막기 위해 한국 관리들이 이리저리 분주하게 뛴 이야기는 그래도 좋은 시절의 이야기 일지 모른다. 이미 미국은 중국을 관리하기 위해서 일본과 인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일본의 우경화는 미국의 지원마저 받게 될 상황이다. 한미일 3각동맹의 축을 가장 심각하게 망가트린 장본인 중 하나가 한국의 소위 현존 ‘보수’정권이었다.

국가안보가 확립 되어야 경제고 복지고 가능하다. 그런데 국가안보를 이야기 하는 후보가 없다는 것은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2017년 대한민국은 기로에 서 있다. 국가안보를 확실하게 하고 이 나라를 통일 강대국으로 끌어갈 수 있는 지도자가 나올 것이냐 혹은 부정확한 국제인식과 포퓰리즘에 호소, 정권의 장악에만 눈이 어두운 후보가 나와 앞길을 암담하게 할 것이냐의 기로에 서있다.  남이 듣기 좋은 소리보다 진실을 말하는 후보가 나와야 하고 그런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  

미국과의 동맹이 없는 상태라면 2017년의 대한민국은 1904년의 대한제국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다. 이어령 선생이 여러해 전 새해를 맞아 쓴 소원시(所願詩)의 일부를 토론문의 결론으로 인용하고 싶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나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 치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千仞斷崖)의 나락입니다.

비상(非常)은 비상(飛翔)이기도 합니다.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이 글은 지난 12일 자유제원에서 주최한 '2017 대한민국,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2017 대선의 시대정신 討論文' 전문이다.)


[이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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