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는 매년 국민통합 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기 위하여 전국 지자체와 민간단체 등에서 추진하는 국민통합 활동사례 중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국민통합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분위기 확산을 꾀하고 있다. 그 성과물로 2016년 '국민대통합위원회 우수 사례집'이 발간됐다. 사례집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취재하여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미디어펜은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우수사례 원고를 매주 1회(목요일), 총 25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2]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참여-<8>대전광역시 대덕구 'SNS 활용, 참여형 소통시스템 운영'
밴드 소통으로 주민 삶을 바꾸다!
대전광역시 대덕구에서는 주민과의 소통을 활성화시키고 구정 활동에 주민들의 실질적 참여를 확대해 가기 위해 밴드를 개발, 운영하고 있다. 밴드에 참여하는 회원 수도 나날이 늘어나 현재 총 24개 밴드에서 1만7974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제 밴드를 통해 누구나 스마트 폰만 있으면 손쉽게 구정 활동에 참여하고 서로 의견이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밴드를 통해 주민이 수시로 불편 및 민원사항을 접수할 수 있고 해당 기관에서는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갈등 요인을 예방하는 한편,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더 살기 좋은 대덕구를 만들어 가게 된 것이다.
더 친밀하게 소통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가로등이 안 들어오는데 어디에 신고해야 합니까?"
"궁금한 것을 물어보려 전화했더니 자기 소관이 아니라면서 전화를 돌리기만 하더라고요. 바로 묻고 바로 답변을 들을 수는 없는 건가요?"
흔히 주민들은 관공서에 대해 이런 불만을 표현하곤 한다. 주민들에게 관공서는 가깝고도 먼 곳이다. 또한 공무원이 관할구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정을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해당 부서의 직원이 아니면 모르는 경우가 많아 공무원들끼리도 정보 공유와 소통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주민과 공무원, 그리고 공무원들끼리 소통과 정보 공유가 부족해서 서로 간에 오해가 생기고, 민원 처리나 업무를 보는 데 있어서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모두 소통의 부재에서 발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소통과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자치행정과 정태영 과장의 말처럼 대덕구에서는 불통의 현실이 엄연히 존재했다. 이런 불통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덕구는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사용하기도 편리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여 자신의 의견을 바로 얘기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통의 채널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양한 SNS(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밴드 등)를 검토하였는데, 그중에서 '밴드'를 선택했죠. 그 이유는 사용이 쉬우면서도 실시간으로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데다 약간의 폐쇄성이 있어서 누구나 다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덕구에 살고 있는 구민들끼리만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폐쇄성이 오히려 참여자들 간에 유대감을 더욱 높여주는 효과가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대덕구는 2014년 10월에 SNS 앱 운영 및 활용을 검토, 대덕구 밴드를 개설하였으며 2015년 1월에는 밴드의 활성화를 위해 밴드 내 공동리더(동 대표)를 확대하기도 했다.
"처음 밴드를 개설한다고 했을 때, 잘 되겠나 하는 우려가 솔직히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대덕구 12개 동에서 만 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을 하고 있으니 뜻밖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죠. 또 밴드가 활성화되니,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도 밴드를 통해 소통하게 되고 일반 회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밴드는 공무원밴드와 주민밴드(동밴드와 자생단체밴드)의 이원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구 자치행정과에서 운영하는 공무원밴드의 회원 수는 977명 정도이다. 주민밴드는 다시 동(洞)밴드와 주민 자생단체밴드로 나뉜다. 동 밴드는 12개 동 밴드가 있는데 회원 수는 1만1352명 정도로서 동 주민대표가 리더가 되어 운영한다.
자생단체밴드는 자원봉사밴드, 평생학습도서관밴드, 새마을밴드, 대덕문화원밴드, 문고리학습, 나눔텃밭밴드, 방범연합대밴드, 바르게살기운동밴드, 생활체육회밴드, 여성합창단밴드, 자유총연맹밴드, 보건소밴드 등 12개의 다양한 밴드가 운영 중이며, 회원 수는 약 6600명 정도이다.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주민 참여
밴드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덕구가 구정활동을 펼치는 데도 밴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번은 어두컴컴한 골목의 사진이 다음과 같은 글과 함께 밴드에 올라왔다.
"가로등이 고장이 나서 밤에 보행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으슥한 골목인데 가로등이 고장이 나 버리는 바람에 교통사고의 위험도 커졌습니다. 신속하게 수리해 주십시오!"
주민이 밴드를 통해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같은 밴드에 가입된 주민센터 직원은 바로 주민의 불편사항을 접수하고 이 일을 처리한 후 그 결과를 즉시 공지하였다. 가로등 불편을 밴드에 올렸던 덕암동 체육회 양기철 총무는 이 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보안등이 고장이 나서 야간에 보행자나 차량 운전자들이 불편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사진을 찍어 금요일 밤에 밴드에 올렸는데 월요일에 정비가 완료되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정비 후 사진이 함께 올라왔더군요. 밴드가 있으니 민원을 접수하기도 쉽고 그 처리도 신속해져서 좋습니다."
이처럼 주민밴드는 주민들이 각종 불편사항이나 생활 민원을 제보하는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민센터 담당자는 3~4시간 단위로 모니터링을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다양한 댓글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한 주민밴드는 주민센터가 세금납부를 안내하거나 동 행사를 알리는 창구로 활용되기도 하고, 저소득층 지원 사례나 미담사례를 공유하고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채널이다.
공무에 유용한 공무원 밴드
공무원밴드는 부서별 행사를 공지하거나 이슈가 될 만한 소식을 전해 준다. 대학생 영화제 출품작 공모를 알리거나 진행 중인 사업을 직원들에게 홍보하거나 애경사나 공지사항을 공지하기도 한다. 정태영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사실 공무원들도 구(區)나 주민센터에서 이뤄지는 부서별 행사나 이슈가 될 만한 사항들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런데 공무원 밴드를 통해 구(區)나, 주민센터에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를 바로 바로 알 수 있으니 편리하고 일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무원들 간의 소통은 제한적이고 정보를 공유하는 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공무원밴드로 이뤄지는 공무원 간 소통은 실시간으로 이뤄지며 밴드 가입자에게 공개도 되기 때문에 소통의 부재나 오해가 생길 여지가 상당히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게 이용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이처럼 대전광역시 대덕구에서는 다양한 밴드를 개발, 운영함으로써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공무원, 주민들의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대덕구의 주민들은 밴드 참여를 통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더 나은 공동체, 더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