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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복잡해진 셈법 '집단경영' 전환 등 해법찾기

2017-02-17 11:50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의 경영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총수 부재’라는 초대형 쓰나미를 잠재울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조직개편 등 미래 전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후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사장단 등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경영체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별 계열사 업무는 각 계열사 사장들이 책임지고, 주요 현안은 협의체 등을 통해 논의해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각 계열사의 유기적 열할 분담을 관장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웠고, 그룹 2~3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부실장(사장) 역시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있어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의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등도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은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직정비와 인력재배치 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비상경영’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 무죄 입증을 위한 재판준비까지 겹치면서 옴짝달싹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년 3월에 해온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도 시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앞으로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삼성은 지난 2008년에도 총수 공백을 경험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다. 이 회장이 2010년 복귀했으나 삼성은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면서 성장동력 확보에 애를 먹었다. 총수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투자 등에서 타이밍을 놓쳤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과거 이 회장의 공백과 현재 이 부회장의 부재는 체감 강도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8년 이 회장이 경영일선을 떠났을 때는 이 부회장의 삼성을 지키면서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은 이 회장이 3년 가까이 와병중인 가운에 이 부회장까지 자리를 비우면서 총수일가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맞닥뜨렸다.

아직까지 이 부회장의 유무죄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무형자산에 큰 손실을 입고 있다. 이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 사실을 긴급 타전했다. 이 부회장과 삼성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 되면서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이미지와 브랜드가치가 손상될 것 같다”며 “앞으로 해외 사업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


매년 3분의 1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구축한 이 부회장의 ‘황금 네트워크’도 위협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여러 나라의 국가수반,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등과 교류하며 두터운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 부회의 인맥은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 인수 등 삼성의 굵직한 M&A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분간 삼성은 이 부회장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공백과 삼성의 정체가 불러올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삼성이 흔들리면 우리 경제 전반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주요 경제 단체들은 이 부회장의 구속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글로벌 경쟁의 최일선에 있는 국내 대표기업이 경영공백 상황을 맞게 된데 대해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수사가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고 매듭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무역협회 역시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법원의 결정을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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