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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탄핵 뒤 촛불-태극기 집회도 '대한민국 양갈래'

2017-03-11 20:18 | 이해정 기자 | hjwedge@mediapen.com
[미디어펜=이해정 김진희 나광호 기자]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표 후 태극기 집회와 촛불집회 측의 희비가 교차한 가운데 촛불집회 측은 축제분위기 속 투쟁을 이어갈 것을 외친 반면 태극기 집회 측은 탄핵불복을 외치며 조용한 분노를 표출했다. 

11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선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화문 광장엔 그동안 야권에서 논의된 국가보안법 철폐, 통진당 해산 반대, 국정원 해체 등을 내용으로 하는 플래카드와 현수막이 전시됐다. 이는 "탄핵 후 사회통합만 남았다"는 주장과는 달랐다. 

한 집회 참가자는 이적표현물 규정을 "진보적 사상에 대한 탄압"이라고 말하며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을 전시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 역 인근에서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가 "이석기를 석방하라", "통합진보당 해산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11일 광화문에서 촛불집회 측에선 '나비행진' 퍼레이드를 위해 참가자들이 모였다. /사진=미디어펜



이외 집회 참여자들은 대다수가 연인이나 가족으로 보이는 시민들로 대개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으며 집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오후 7시경 광화문 광장은 대학축제와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참가자들은 가수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등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각종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노점상은 야시장을 방불케했다.

이에 앞선 오후 2시경엔 핵에너지 사용에 반대하는 '나비행진'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행진에는 여성과 어린이 참가자가 많았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20대 여성은 "좋은 성과를 얻게돼 다행이고 오늘은 즐거운 축제 분위기"라며 "탄핵전에도 와봤는데 탄핵후 다시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반면 폴리스 라인을 경계로 맞은편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 측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11일 대한문 앞에선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행진이 진행됐다. /사진=미디어펜


태극기 집회를 주최한 국민저항본부는 "탄핵인용은 법치주의가 죽은 것"이라며 통탄해했고 참가자 대부분의 표정은 굳건하고 단호했다. 

전날 집회에서 일부 격앙된 참가자들의 무질서함이 보였던 것과 달리 이날 집회는 다소 평화롭고 질서 있는 분위기였지만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함성소리는 통탄과 분노가 섞인 듯 컸다. 

이날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이모씨(45)는 "이게 나라냐. 법이 살아있으면 어찌 이럴 수 있냐는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저항본부는 "탄핵, 탄핵반대 중간은 없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한민국이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단 걸 보여야 한다"고 외쳤다. 헌재 판결과 특검 수사과정의 투명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일부 언론들의 왜곡 보도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주최 측 연사는 "흥분하지 마시고 냉정하게 생각해보자"며 "탄핵인용은 역사상 처음이다. 하루 이틀에 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1987년 민주화 헌법이 실행된 이래 전교조를 통한 교육이 젊은세대를 세뇌시켰다"며 "그 총결산이 바로 어제 우리가 본 헌재 재판관 '전원 일치' 탄핵 결정이기에 새로운 언론, 법원, 검찰, 노조 등을 만들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 결정은 법치가 죽은 것"이라며 "법치주의를 재건해 우리 후손들이 진정한 이 나라의 주인이 되게 하자"고 말하며 행진에 나섰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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