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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고갈 재계…기업죽이기 빠른 청산 해법 찾아야

2017-03-15 12:55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언제 정리될지 모르겠습니다. 하루가 급한데 일은 할 수 없고,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 관계자들 입에서 나오는 하소연이다.

산업부 조한진 기자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여가 흐른 지금까지 사정당국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기업들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영활동 차질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강타를 당해 휘청거리는 그로기 상태를 넘어 KO를 당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는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과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거나 2차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업들의 피로는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총수들의 손발이 묶이면서 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총수 경영공백의 부작용이 기업들에 부메랑이 되고 있다. 최종 의사결정 창구가 막히면서 일부 기업들은 주요 사업과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를 절감하고 있다. 계열사별 이사회와 전문경영인 중심의 자율 경영시스템을 추진하고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사외이사 영입을 추진했으나 불발 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 인맥’을 갖고 있는 이 부회장이 직접 뛰었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전장 기업 하만 인수 이후 먹거리 발굴에도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SK와 롯데 그룹은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 될 겨우 앞서 삼성과 같이 사실상 ‘업무 중단’ 사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두 그룹은 출국금지로 수장의 활동이 제한돼 난감한 상황이다.

일본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검토중’이라는 원론에 묶여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우선 20조원 이상의 비용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플랜B’ 마련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대만 홍하이 그룹과의 연대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최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막힌 상황에서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직격탄을 맞고 있는 롯데는 좌불안석이다. 신동빈 회장이 해외로 나가 현지 업무를 볼 수 없는 롯데는 출구 전략 마련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법조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관련 기업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검찰 수사는 물론, 조기 대선정국에서 ‘포퓰리즘’을 인식한 ‘기업 때리기’ 정책과 공약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실제 일부 대선 주자들은 ‘재벌개혁’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이다. 어느 날 갑자기 몇 십년 사용할 수 있는 유전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수출로 먹고사는 것 말고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1위의 경제 강국이다. 성장과정에서 진통이 있었지만 이는 많은 기업‧근로자들의 희생과 맞바꾼 성적이다.

4차 산업혁명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경제 전문가들도 미래 산업 준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경제 초강대국들은 앞 다퉈 자국 기업들의 기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 기업을 보호해 경쟁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미리 씨를 뿌려 미래에 과실을 수확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재계는 헌법재판소가 기업의 출연금을 뇌물이 아닌 ‘강압’으로 인정한 상황에서 정치권과 사정당국의 합리적 해법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기업 정서가 확산된 상황에서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

현재 많은 기업들은 체력이 고갈된 상태다. 눈앞의 대선 승리와 사회 분위기만을 고려한 정책 수립‧수사로 기업들의 숨구멍이 막히고, 그동안 국가 경제를 떠받친 기업들이 하나 둘씩 나가떨어지면 그때는 정말 사태를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

정치권과 사정당국 모두 우리 경제의 나무만 보지 말고, 숲까지 봐야하는 상황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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