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이번주 올 상반기 실적발표를 앞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지사업 부문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LG화학에 이어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오는 27일 올 상반기 결산 실적을 일제히 발표한다.
LG화학은 지난 19일 실적발표를 통해 전지부문 매출 1조1198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LG화학 연구원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지난 19일 실적발표를 통해 전지부문 매출 1조1198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달성했다. 전지부문은 지난해 1분기 3억원의 적자를 내왔지만 이번 2분기에는 영업이익 75억 원을 내면서 6분기 만에 적자 기조에서 벗어난 것이다. 매출(1조1198억원)도 분기 사상 최대치다.
LG화학은 2분기 호실적에 대해 글로벌 고객들과 소형전지 사업이 확대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고성장세가 지속되는 한편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LG화학이 올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출하된 전기차 배터리량은 604.4MWh에서 1526.7MWh로 152.6% 성장해 중국 비야디(BYD) 다음으로 세계 2위 수준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로부터 추가적인 수주 가능성도 열려있어 올 3·4분기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의 이러한 실적 호조에 시장에서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올 2분기 실적도 일단 개선세를 나타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IB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삼성SDI가 올 2분기 각각 55억 원 30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오는 27일 올 상반기 결산 실적을 일제히 공시한다. 삼성SDI가 제조하는 ESS /사진=삼성SDI 제공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2분기 실적에 대해 자동차 전지사업 부문의 적자폭 축소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봤고,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소형전지사업의 흑자전환과 전자재료 사업의 견조한 성장이 중대형전지 손실을 상쇄하며 전사 손익분기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 SK이노베이션도 올 상반기 실적에 대한 자체 분석 결과 전년동기보다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배터리 사업부가 포함된 화학 중심 (비정유) 부문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기기도 했다.
다만 배터리 업계는 이같은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 사드 보복으로 막힌 중국 내수시장 공략과 수익성 개선이 해결할 과제로 꼽힌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서 진입장벽이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올 들어 한국 업체 제품을 보조금 대상에서 6차례 연속 탈락시켰다.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에서도 이에 대해 명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외교적 갈등이 첨예한 일본 기업이 만든 배터리는 보조금 대상에 포함돼 있는 반면 국내 업체는 좀처럼 탈락된 이유를 알기 힘들다"며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부품이나 품질 기준이 잘못된 것인지도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2차전지를 만드는 핵심 원료인 리튬과 코발트의 가격 상승세가 높아지는 점도 국내 배터리업체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중국의 사드로 인한 피해가 여전한 가운데 제품의 생산 단가까지 올라 가격 경쟁력마저 더 하락하면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는 지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의 경쟁력은 자동차 뿐만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대로 방치하다가 배터리업계가 해외 업체에 밀리기라도 한다면 실적에 불어닥칠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