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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료 인가제 발의에 항공업계 볼멘소리

2017-08-11 11:04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국내 항공사들의 항공료 인상에 정부가 제동을 거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자 항공업계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국내선 운임 인상 요금 규제와 항공사들은 "서비스 차이에 대한 운임 차이를 무시한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항공사들의 과도한 항공료 인상에 정부가 제동을 거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자 항공업계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의 여객기/각사 제공



지난 9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이 대표발의한 항공사업법 일부 개정안은 국내 항공노선 운임 및 요금변경제도를 기존 '고시제'에서 '인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 항공사들은 20일 이상의 예고만으로 국내 운임 및 요금을 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었지만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항공사들이 예민해 하는 부분은 면허 취소 등 처벌 규정이다. 국토부장관이 국내항공운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가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면허 또는 등록의 취소, 영업정지 등 제재 및 처벌하는 내용이다.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원리에 개입해 가격을 통제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형평성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항공 노선 운임을 정부 인가제로 전환시 오히려 기업 간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는 대형항공사와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특히 우려하고 있다. LCC 한 관계자는 "최근 각 사의 운임 인상으로 명목상 운임 간격이 좁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가 받는 실질운임은 20여년전 대한항공의 평균 운임 수준"이라고 했다.

정해진 비싼 요금을 받기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만 요금을 부담시키는 방식이 저가 운임의 기본 원리라는 것이 저비용항공업계의 주장이다. 업계는 또 성수기 주말 요금 등 일부 운임만을 가지고 비교하는 것은 종합적인 분석 없이 사실을 곡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국내 7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김포-제주 구간 성수기 항공권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한항공은 11만3200원이었으며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는 10만1200원에서 10만4100원 범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LCC가 대형항공사 대비 저렴한 수준에서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를 도입해 버리면 업계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원리를 따라 운임이 결정돼야 한다는 이유로 개정된 법의 취지를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국토부가 지난 2013년 '저비용항공사의 시장점유율 증가로 가격경쟁이 가능한 국내선 시장을 정부가 개입하여 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적시한 부분. /국토부 홈페이지



우리나라는 1999년 항공법 개정을 통해 국내항공요금 결정을 자율화하고 20일 사전 예고 후 책정하는 방식을 따랐다. 당시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한 법 개정 취지는 운임 결정을 시장 기능에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실제 국토부 홈페이지에는 1999년 항공법 개정 이후 시행된 국내선 운임 자율제와 관련 정부가 개입해 규제하는 것은 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내용이 고지돼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시장점유율 증가로 가격경쟁이 가능한 국내선 시장을 정부가 개입하여 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라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업계는 사실상 8개 항공사가 완전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가격 통제를 하겠다고 나서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격평준화'는 물론이고 저비용항공사들의 가격을 50% 수준까지 떨어뜨려 격차만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의 경우 항공운임 책정 등에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EU, 호주, 일본 국적 항공사들은 자율적으로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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