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LG전자의 휴대폰(MC) 사업이 10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올 연말 조직개편, 임원인사 등 대대적인 쇄신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3700억원이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2분기부터 지속된 적자다. 지난해 'G5' 부진에 이어 올해도 'G6'와 'V30' 등의 판매량이 저조해 10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을 냈다.
더욱이 가전과 TV사업의 매출은 늘고 있는데 유독 휴대폰 사업에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연말 인사에 칼 바람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 MC사업본부 수장인 조준호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조 사장은 2015년부터 LG전자 MC사업본부장를 맡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지난 2005년 '초콜릿폰' 출시 이후 휴대폰 판매 실적이 줄곧 저조했다"며 "가전제품을 팔아 휴대폰 사업의 적자를 메워주는 상태가 지속돼 왔다"고 진단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이 지난 8월 31일
LG V30를 소개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외부의 시선과 달리 LG전자 내부에서는 MC사업본부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 3분기 실적에 대해 "매출은 G6의 안정적인 판매가 유지되는 가운데 Q6와 보급형 스마트폰이 선전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며 "스마트폰 부품 가격 상승과 일회성 로열티 비용 등으로 손실 폭은 전 분기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윤부현 LG전자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도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의 제품력은 충분히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LG전자의 MC사업본부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냉혹하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적자' '부진'의 꼬리표가 따라 붙는 LG전자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냉정한 결단을 해야 한다는 평가다.
지난 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글로벌 스마트시장에서 전년대비 5% 성장, 점유율 21%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G전자는 3.5%의 점유율을 차지해 7위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승승장구하는 삼성과 비교해 볼 때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한데 그러지 않은 것 같다"며 "LG가 '인화경영'을 앞세우는 것도 좋지만 기업의 미래를 위해 올 연말에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화경영'을 내세우는 LG그룹은 임원들의 임기를 3년 가량 보장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장에게 실적의 책임을 묻지 않고 성과를 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LG의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았다.
조 사장은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시카고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공부했다. 지난 2004년에는 LG전자 MC사업본부 북미법인장을 맡아 휴대폰사업 실적을 크게 늘리는데 기여하며 LG그룹 내 최연소 사장에 오른 바 있다.
2015년부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한 조 사장의 임기는 이제 3년이 다 돼 간다. 이 기간 동안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해에 'G5'가 흥행에 실패하며 조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마케팅을 전공한 그는 업계에서 '전략가'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그의 '전략'은 빛을 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MC사업본부의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도 LG전자 MC사업본부의 부활을 위해 분위기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조 사장의 임기가 올해로 끝나기 때문에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조직개편은 물론 위기 돌파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해법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