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지시를 친필명령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인 ‘화성-15’형 발사 모습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매체를 통해 30일 공개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전날 발사한 화성-15형은 지난 7월 두 차례 발사한 ICBM급 화성 14형과 비교해 2단 로켓 상부가 달라진 모습이다. 가장 큰 특징은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해진 것이다. 지난 7월 두 차례 발사된 ICBM급 화성-14형이 뾰쪽한 탄두부를 가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2단 추진체로 2단 부분의 직경이 커지고 조금 더 길어졌다. 발사체가 길어진 만큼 이동식 발사차량도 화성14형의 경우 한쪽 바퀴가 8개인데 이번에는 9개로 늘었다. 북한도 29일 밤 조선중앙통신보도에서 9축 차량을 새로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해진 것은 다탄두를 장착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은 발사 장면을 공개하면서 “화성-15형이 초대형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했다. 탄두 무게를 줄여서 사거리를 늘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말로 보이지만 핵탄두는 사이즈가 클수록 위력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또 연료가 들어가는 2단 부분이 커진 것은 연료의 양을 늘렸거나 연료 자체를 바꿨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엔진 자체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비교해보니 2단의 직경이 더 커져 1단부 직경과 동일하게 일자로 빠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결국 2단을 새롭게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전날 발표한 ‘비추진력이 높은 발동기’가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비추진력은 얼마나 빨리 적은 양으로 많은 추진력을 만들어 내느냐인데 2단이 액체인지 고체인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의 화성-15형은 화성-14형과 다른 신형 미사일로 평가했다.
합동참모본부 노재천 공보실장은 3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초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하면 화성-15형은 신형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화성-15형은 외형상 탄두의 모습, 1·2단 연결 부분, 그리고 전반적인 크기 등에서 이전에 공개한 화성-14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세부 기술적 문제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실장은 “현재 어제 공개된 데이터에서는 최고 고도가 이전과 차이 있다. 진전된 형태나 정확한 내용은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앞서 합참은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4500km,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km”라며 “탄종은 ‘화성-14형 계열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노동신문은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공개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파안대소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단번 성공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으며, 사진에서 김정은은 입을 크게 벌리고 웃고,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화성-15형 발사 전날인 지난 28일 ‘시험발사 용인한다’ ‘11월29일 새벽에 단행’ ‘당과 조국을 위하여 용감히 쏘라’고 지시한 친필 명령문을 작성했다. 미사일 발사 성공 이후 북한은 정부성명에서 “김정은 동지께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력사적 대업이 실현되였다고 긍지 높이 선포하시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