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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해외·고부가 제품 투자로 '삼중고' 극복"

2018-01-17 11:56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유가가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가격 인상 등 원가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화학업계가 지난해 호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해외 및 고부가 제품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17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와 런던 ICE 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63.73달러·69.15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중동 두바이유는 67.09달러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미 셰일가스 생산량이 증가해 유가 상승을 제한하지만, 세계 경기 회복으로 석유 수요 증가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 반정부 시위·리비아 송유관 폭발을 비롯한 중동 정세 불안과 이라크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 지속·최근 북미 지역에 몰아닥친 한파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국내 업체의 경우 석유제품인 납사를 원료로 사용해국제유가가 오르면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으며,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제조하는 미국 업체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세계 경기 회복·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코발트·니켈 가격 인상도 원가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콩고 정세 불안·중국의 전기차 보급 계획 등으로 전년 대비 116% 상승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배터리 생산업체들은 전지에 코발트 비중을 줄이고 니켈을 늘리는 방식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니켈 가격도 22% 상승해 원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 가운데 업계는 고부가 제품 사업 투자를 통한 성과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LG화학은 내년 상반기까지 전남 여수공장에 3000억원을 투자해 아크릴섬유와 접착제 등으로 사용되는 아크릴산·아크릴산과 가성소다를 중합해 생산하는 합성수지인 고흡수성수지(SAP)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전남 나주·충남 대산 납사분해공장에도 투자를 지속, 고부가 제품 매출을 현재 4조원에서 7조원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도 울산공장에 500억원을 투자해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생산설비 2배 증설·여수공장 납사분해설비(NCC)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화토탈 역시 대산공장에 고부가 폴리에틸렌(PE) 제품이 생산 가능한 ADL공법을 도입해 합성수지사업을 고부가 제품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설립한 말레이시아 법인 'LC타이탄'(왼쪽)·LG화학 나주공장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 조감도(오른쪽)/사진=각 사



또한 페트 수지에 대한 반덤핑 과세를 비롯한 미국의 수입규제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오는 8월까지 미 미시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생산라인을 현재 4개에서 1개 증설, 연간 생산능력을 3GWh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미 루이지애나 지역에 한국 석유화학회사 최초로 에탄크래커·에틸렌글리콜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휴비스는 태국 인도라마벤처스와 저융점섬유(LMF)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통상환경 변화·국제유가 상승·미국발 에틸렌 공급과잉 등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도 "선제적 사업재편과 기술개발 및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 강화·실적 개선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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