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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석방…원심과 다른 판결 이끈 결정적 배경은?

2018-02-05 15:57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묵시적 청탁'과 '수동적 뇌물공여'로 요약되는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5일 이를 깨고 뇌물 공여 부분 대부분을 무죄라고 판단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석방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과 다른 판결을 도출한 결정적 배경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형량 감형에 크게 작용한 요소는 1심 재판부가 유죄로 보았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및 재산국외도피 부분이 무죄로 뒤집혀진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또다른 핵심 혐의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뇌물로 인정했지만, 코어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 36억원 및 최씨 측에 마필과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하게 한 '사용 이익'만 뇌물로 인정했다.

법조계는 이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의 이번 선고에 대해 "정치재판으로 변질되지 않고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형사재판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이자 지분을 충분히 확보한 총수로서,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경영권 승계에 은밀한 도움을 줄 필요 없고 그러한 여건도 아니라는 상식론을 재판부가 받아들였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합병 무효확인 소송을 심리했던 2심 재판부는 당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과정에 배임으로 볼 만한 요소는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의사결정권자들 공개투표에서 찬성 의견이 최종 확정된 것, 조작된 시너지효과 보고서로 찬성 결정이 내려졌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여지가  실제 있었던 점을 들었다.

법조계는 재판부 판단대로라면 삼성 합병은 시장 결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고 박 전 대통령-이 부회장 간 독대와 무관한 일이라는 변호인단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이라고 보았다.

'묵시적 청탁'과 '수동적 뇌물공여'로 요약되는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깨고 뇌물 공여 부분 대부분을 무죄라고 판단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법조계는 증거재판주의 등 형사소송법 기본원칙에 부합해 달라는 변호인단의 논리가 지난 1년간 이어져온 특검의 일방적 추측과 주장을 꺾었다고 보았다.

특히 항소심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승마 지원의 경우 '공무원'인 박 전 대통령과 '비공무원'인 최씨 중 비공무원인 최씨 측이 승마 지원 전부를 받았기에 특검이 주장하는 단순뇌물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법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는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특정한 범죄행위'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가 존재하고 기능적 행위지배가 이뤄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 2000도576판결)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보면 1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 대해 특정한 범죄행위를 전제하지 않고 막연히 공동정범으로 인정해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정면으로 반했다는 지적이다.

변호인단은 항소심 변론에서 이에 대해 "둘 사이가 공동정범이라 가정하더라도 대통령이 받은 것과 최순실이 받은 것의 불법성이 동일하다고 볼수 없다"면서 "처벌범위 확장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1심서는 죄형법정주의를 침해한 여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다른 쟁점이었던 묵시적 청탁에 대해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22일 진경준(51) 전 검사장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이 변수였다고 보았다.

당시 대법원은 진 전 검사장이 김정주 넥슨 회장으로부터 여행 경비와 주식을 받은 것에 대해 "공무원 직무와 관련 없거나 그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은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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