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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마을공동체, 시민혈세로 펑펑...2017대선 노림수?

2014-05-18 11:35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박원순과 남경필의 마을공동체 심층해부(1) 시및 도민 혈세로 진보좌파단체에 연간 수백원 편중 지원 가능성 농후

들어가며

6.4 지방선거에 맞붙을 여야 17개 광역단체장 후보 34명이 가려졌다. 17개 지역 중 세간의 관심이 쏠린 광역단체는 단연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도다. 유권자가 가장 많으며 향후의 정치 풍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서울 및 경기도 여야 주자 중 남경필 후보와 박원순 시장은 당적이 다르지만 매우 유사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마을공동체’사업이다.

남경필과 박원순의 마을공동체 공약

남경필 후보는 선거운동 홈페이지에서 이를 직접 밝히고 있다. “사람 사는 정을 느낄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겠습니다. 서로 소통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따뜻하고 복된, 일명 따복마을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서당, 놀이터, 동아리 등 주민께서 선택하시면 이를 사회적 일자리로 채워 지원하겠습니다.”

   
▲ 경기도 도지사 선거출마를 위한 공약을 발표하는 남경필후보

박원순 시장은 지난 2년간의 시정을 통해 ‘마을공동체 육성’을 지역정책으로 정착시켰다.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 및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이하 “종합센터”라 한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마을공동체의 주된 캐치프레이즈는 다음과 같다.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웁니다. 마을기업과 청년일자리를 지원합니다. 청소년과 어른들이 한데 모여 놀며, 세대 간 소통이 이루어지고, 마을에서 관계로 맺어지는 가족을 지향합니다.”

박원순의 마을공동체사업은 핵심공약인데다, 향후 2017년을 향한 그의 대권도전 등 정치적 야심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만큼 문제도 수두룩하다. 예의주시해야할 사업들이다. 

박원순의 마을공동체 사업 이면의 모습

2013년 서울의 마을공동체 사업은 총 22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예산 222억 원이 할당되었다. 이 중 주민제안사업으로 197억 원, 기반조성사업으로 25억 원이 책정되었다. 시예산이 투입된 마을공동체 사업의 성과 평가에 있어서는 ‘과정과 사람’을 강조한다. 수익성 등의 정량적 측정이 아닌 ‘질적 평가 지표’를 도입하여 ‘과정 및 사람’을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참여주민이 사업 참여에 앞서 달성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사업 종료 이후에 목표의 달성 여부를 스스로 진단하는 방식이다.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목표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사업이 끝난 후에도 스스로 달성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상한 사업들이다. 자기돈으로 사업을 하고, 목표와 평가도 하면 자기들끼리 하면 하등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들 사업에 서울시민들의 혈세가 펑펑 들어간다는 점에서 이상하다. 왜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에 대해 수혜자들이 스스로 목표달성여부를 평가하는지...

아리송하다. 이것은 아니다. 서울시민들이 두눈 부릅뜨고, 이 문제를 따지고 짚고 넘어가야 한다. 내가 내는 세금이 박원순의 선심성 마을공동체에 마구 쓰여지는데, 감시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시민의 돈으로 무슨 친환경운동 등 진보성향단체에 마구 대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서울시민들은 깨어있어야 한다. 박원순의 행보와 이들사업의 쓰임새 등 집행내역을 따져야 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각 마을공동체에서 직접 부담하는 사업비는 10% 이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사업 참여 주민들이 소요비용의 10%만을 자부담하면 나머지 90% 예산에 대해서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마을공동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방식이다.  서울시민 돈으로 이들 사업의 90%를 대주는 꼴이다. 이런 선심성 정책과 사업이 어디 있는가?

   
▲ 마을공동체 시민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박원순 시장

 사업 실무는 종합센터의 실국이 담당하지만, 위원회가 사업 지원의 심의기구로서 실국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다. 공동체위원회의 구성은 정무부시장, 관련부서 국장 다수, 서울시의원 2명, 주민대표,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대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사람 등 총 20명 이내의 위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2년간 서울시에는 이미 85개의 마을공동체가 형성되었다. 240여개의 초보적인 공동체활동도 파악되고 있다. 서울시정은 2017년까지 975개 마을을 만들고 3,180명의 마을활동가를 양성함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지원을 받은 마을활동가 3200여명이 2017년 대선의 해에 양성된다. 이것은 무엇을 노리는 것인가? 대선켐프의 외곽조직 내지 선거의 실핏줄로 연결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박원순시장의 야심과 노림수를 철저히, 그리도 반드시  파헤쳐야 한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에서 둥지를 틀고 있는 남경필 후보의 마을공동체 공약은 박원순 시장보다 더 나아가고 있다. 보수가 진보보다 더한 공동체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서울시의 두배 가까이 되는 연 425억원의 도예산을 투입하여 향후 마을공동체를 6,000개까지 만든다는 복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남경필후보도 2017년에 뭔가를 노리는가? 아리송하다.

마을공동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표방하는 마을공동체 정책 목적과 도입 의도는 주민공동체 회복을 꾀하고, 도시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남경필 후보의 공약도 마을공동체의 복원을 언급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던지고자 한다. 마을공동체가 서울시와 경기도에 원래 있었던 것인가. 주민공동체라는 무형의 개념이 서울과 경기도 각지의 주민들에게 원래 존재하였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1960년대 산업화 이후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마을공동체를 애초에 시작했던 서울시를 살펴보자. 지난 30년간 서울시 일반가구 중 자가로 주택을 점유하고 있는 가구는 다섯 중 둘에 불과하다. 최근 20년간 서울시민의 인구이동률은 16~23%이다. 이는 모든 서울시민이 5년에 한 번씩은 이사했음을 의미한다.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 서울시에 있는 주택 중 다세대의 비중은 다섯 중 셋을 넘고 있다. 경기도의 도시지표도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은 한국에서 규모의 경제가 가장 크게 실현된 도시공간이다. 산업화 이후 지난 50년간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으러 혹은 자녀교육을 위하여 모여들었다. 자가 주택을 영위하기 힘든 시민들은 지속적으로 이사를 해가며 거주지를 옮겼다. 경기도는 서울에 거주할 경제력이 없는 이들의 대안이었다. 수도권 산업이 점차 발전하면서 경기도 곳곳에 일자리가 형성되었으며 이에 따라 더욱 많은 인구가 경기, 인천으로 몰렸다. 서울과 경기도는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매우 이동성이 높은 채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도시공간이다. 수도권 56개 지자체를 통틀어, 도시가 아닌 군은 3개에 불과할 정도이다.

공동체의 회복과 다양한 커뮤니티 육성?

정서적으로도 주민공동체라는 의식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러하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유물이었던 반상회-통반 체계는 그 명맥이 끊겼고, 현재 아파트 단지마다 있는 부녀회는 소수의 경제적 지대추구 커뮤니티로 전락했다. 이미 도시에는 다양한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있다. 학연, 혈연, 취미, 인연이라는 이유로 자생적으로 생겨나 자발적으로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커뮤니티는 수십에서 수백만 개에 달한다.

수많은 기존 커뮤니티의 존재는 외면한 채, 시예산 및 도예산을 연간 몇 백억 원 씩 소모하더라도 마을공동체를 인위적으로 만들려는 데에 어떠한 명분이 있는지 묻고 싶다.

기회비용의 문제 발생

예산 활용에 있어서 기회비용의 문제가 발생함을 추가로 지적하고 싶다. 지역의 모든 주민은 온갖 인연과 계약, 고용과 거래로 인하여 자발적으로 묶여 있다. 박원순 시장과 남경필 후보는 거기에 뭘 더 보태고자 하는지. 자신의 책임과 노력으로 최선을 다해 잘 살아온 시민들을 점차 마을공동체에 매달리는 ‘협찬인생’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것인가.

   
▲ 박원순 서울시장

연 222억 원(서울시) 및 425억 원(경기도)의 예산이라면, 극빈자 거주민과 자활이 힘든 노령 층, 장애인 계층을 더 잘 돌볼 수 있을 것이며, 지역의 안전도(SOC 보수 및 안전시설 확충)를 향상시키는 데에 쓰일 수도 있다.

시장은 시민들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유한한 자원(예산)을 분배해야 한다. 하지만 마을공동체 정책은 효용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부문의 가수요를 자극할 뿐이다. 예산은 도시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데에 꼭 필요한 수요(극빈층 기초생활 보장 및 시의 안전 확보)에 대응하기 위하여 쓰여야 값지다.[미디어펜=김규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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