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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규명'vs'법관 독립'…꺼지지않는 검찰·법원 갈등

2018-09-14 18:10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발표를 한지 하루 만에 법원이 사법농단 의혹에 휩싸인 전현직 판사들의 사무실과 PC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사법부와 검찰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13일 사법부 창립 7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식에서 "대법원장으로서 일선 법관의 재판에 관여할 수 없으나 현 시점에서도 사법행정 영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협조를 할 것"이라며 90일만에 이를 언급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이 이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을 때 법원은 임의제출이 선행되지 않았고 장소 압수수색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지만, 김 대법원장의 발표 후 검찰이 14일 영장을 보강해 재청구하자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박모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현재 창원지법 부장판사) 사무실을 비롯해 방모 전 전주지법 판사(대전지법 부장판사)의 PC, 김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현 변호사)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법조계 여론은 양분된 상태다.

수도권 지역의 한 소장 판사는 "당초 김명수 현 대법원장이 자료제공 등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지난 6월15일 약속한 이상 서울중앙지검이 나선 이번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법원의 영장 기각률이 90%를 넘어 스스로 방탄법원임을 자인한 셈"이라며 "지금이라도 진상이 속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법조계 인사는 이에 대해 "진보나 보수 진영 너나 할 것 없이 각각 사법농단 수사 방해 및 사법부 코드화라는 점을 들어 김명수 대법원장 비판에 나선 상황"이라며 "검찰은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사법부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가 중론"이라고 밝혔다.

반면 법관 출신의 한 법조계 인사는 "사법행정권 남용은 김명수 체제 하에서 대법원이 지난해부터 이미 3차례 진상조사를 했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던 의혹"이라며 "사법부 내부 일각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창립 70주년에 목도했던대로 청와대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 본질에서 벗어난 과잉 수사라는 비판도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법조계 인사는 "검찰로부터 불려가 조사받은 법관이 50명을 넘는다"며 "사법부 사이에서는 부장판사들과 소장 판사들 사이에서도 김 대법원의 리더십을 두고 불만이 커지고 있는 반면, 검찰측은 오히려 전 수석재판연구관의 증거파기 정황에 서울중앙지검장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첨예한 갈등 양상을 띄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일반사건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은 10.8%이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90% 가까이 기각됐고, 특히 서울중앙지검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208건 중 법원행정처 영장 50건은 모두 기각됐다.

현재까지 검찰의 수사 진행 과정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지연과 법관 해외파견 거래 의혹을 비롯해 법원내 진보성향 모임에 대한 사찰, 상고법원 추진을 목적으로 공보관실 예산 전용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김 대법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사법부 자체 개혁에도 법조계 일각에서 회의론이 거센 가운데, '사법농단 규명'과 '법관의 재판 독립성 보호'라는 원칙이 검찰과 사법부 간에 계속 부딪히고 있어 근시일 내 논란이 불식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발표를 한지 하루 만에 법원이 14일 사법농단 의혹에 휩싸인 전현직 판사들의 사무실과 PC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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