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한국당이 이미선을 비토하는 진짜 이유는?

2019-04-15 17:24 | 김동준 기자 | blaams89@naver.com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향한 자유한국당의 공세가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인 엄호에 나섰지만,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15일 한국당은 이 후보자 부부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후보자 임명 강행 기류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한국당은 이 후보자의 과도한 주식투자 및 내부정보를 이용한 거래 정황 등을 문제 삼으며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라인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사법부 전반에 팽배한 ‘좌편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정 단체 출신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4월10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돌고 도는 ‘맞장토론’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광덕 의원은 조 수석에게 맞장토론을 제안했다. 주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인사검증 총책임자인 조 수석이 국회 인사청문위원인 나와 맞장토론을 해서 이 후보자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라”며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을 보여달라”고 했다.

다만 이 후보자 배우자 오충진 변호사로부터 제안받은 맞장토론을 두고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오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15년간의 제 주식거래 내역 중 어떤 대상에 대해서라도 토론과 검증을 하고 해명하고 싶다”며 맞장토론 의사를 물었다. 이에 주 의원은 “저는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 절차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하는 국회의원”이라며 “제가 인사를 잘못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인사를 왜 했느냐’고 맞장토론을 제안하면 국민이 공감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오 변호사의 발언은 당장 한국당의 공격 거리가 됐다. 이 후보자 본인도 아닌 배우자가 반론에 나선 점이 이례적이라서다. 황교안 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는 남편이 나서서 ‘주식투자가 무슨 문제냐, 강남 아파트 살걸 그랬다’(고 했다)”며 “심지어 주 의원에게 맞장토론을 하자고 했는데, 정말 오만해도 이렇게 오만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했다.

◇총선 출마설 조국 겨냥

한국당은 임명직 고위공직자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줄곧 인사검증 책임이 있는 조 수석을 콕 집어 거론해왔다. 이번 이 후보자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는 조 수석이 문재인 정부에서 차지하는 무게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부산 중·영도 지역구 출마가 점쳐지는 점과도 맞물린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청와대의 또 다른 칼’로 규정하며 날을 세우고 있는 한국당 입장에서 조 수석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조 수석 경질이 곧 여권 중심의 사법개혁 동력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 수석에게 되도록 많은 상처를 입혀야 한다는 속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부산 등 PK 지역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 표심이 돌아섰던 곳인 만큼 이번에 제대로 수복하지 못하면 향후 판 뒤엎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월 14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현 정부의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 하고 있다./연합뉴스



◇‘좌향좌’ 사법부 견제

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자를 끈질기게 걸고넘어지는 한국당의 의도가 좌편향된 헌법재판소의 구성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헌재는 총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는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헌법재판관 구성은 법조계 내에서도 편향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이 후보자와 문형배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에 오르면 재판관 9명 중 5명이 우리법연구회 등 진보성향 단체 출신이 된다.

한편,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절반 이상은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자격이 없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이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자격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부적격’ 응답은 54.6%였다. ‘적격’(28.8%)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해당 조사는 지난 1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20%) 및 무선(6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이 쓰였다.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