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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홍콩 시위' 12일 재개되나…미·중 갈등도 출렁

2019-06-11 15:25 | 권가림 기자 | kgl@mediapen.com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를 기사로 다루고 있다. /사진=SCMP 홈페이지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표결하기 위한 홍콩 의회격인 입법회가 12일 열린다. 시민단체 등은 홍콩 입법부 근처에서 시위를 조직할 것을 예고해 물리적 충돌이 반복될 지 주목된다. 미국은 홍콩 시민의 자치권을 지지하는 의사를 밝혀 미중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는 오는 12일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범죄인 인도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약 100여개의 상점과 회사 등이 이날 문을 닫고 입법부 근처에서 시위를 조직할 것으로 SCMP는 내다봤다. 

입법회는 12일 법안을 심의한 뒤 내달 10일 이전에 법안을 처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등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는 법안 개정을 추진해온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0일 “개정 절차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콩 시민 103만명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반중 성향의 인권운동가나 반체제인사 등이 중국 본토로 강제 송환될 수 있다며 시위에 나섰다.  

이는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이후 역사적인 숫자를 기록한 집회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홍콩 의회와 행정 본부 밖에서 경찰과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했고 100명 이상 연행됐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반체제 인사와 인권운동가를 중국에 송환하는 데 악용돼 홍콩의 민주주의와 법치를 침해할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 2016년부터 강화된 홍콩 통제에 대한 불만도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인도법 개정을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자치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입장에 서는 한편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개정안이 홍콩의 사업 환경을 해칠 수 있고 홍콩에 거주하거나 홍콩을 방문하는 우리 시민들에게 중국의 변덕스러운 사법제도를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도망자와 범죄자에 대한 어떤 법개정도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광범위한 국내 및 국제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추구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인도법이 인권 보호와 기본적 자유 및 민주적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홍콩 민주파 인사들이 지난 3월과 5월에 미국을 방문했고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과 교류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이 홍콩을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을 조준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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