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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틀임' 시작한 우리금융…'우리타운' 조성 자회사 시너지↑

2019-06-13 10:48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자회사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에 마무리하려던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지주사 편입은 비록 하반기로 연기됐지만, 서울 소공로의 오피스빌딩을 매입해 ‘우리금융타운’ 조성에 먼저 나섰다. 계열사간 시너지가 강화되면서 업계 내 우리금융의 위상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우리금융타운’ 조성에 나섰다. 최근 우리금융은 명동 오피스빌딩인 남산센트럴타워를 인수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계약 조건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페블스톤자산운용이 매각하는 이 빌딩은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건물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2층~지상 22층 규모의 대형 건물이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 거래가 오는 8월경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건물의 모습. 우리금융은 이 인근 빌딩을 매수해 '우리타운' 조성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이 새로운 빌딩 인수에 나선 것은 비은행 계열사들을 한데 모을 ‘시너지 극대화’의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카드, 우리종금 등 약 10개에 달하는 우리금융의 계열사들은 서울 상암동, 명동, 광화문 등 여러 장소에 흩어져 있는 상태다. 회사별로 임차료 지출이 만만치 않다는 실리적인 이유도 있지만,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이상 자회사들을 한데 모아 상승효과를 도모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원래는 건물 인수에 앞서 자회사 정리 작업을 먼저 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일부 상황에 변동이 생긴 상태다. 우리종금과 우리카드의 자회사 편입 문제가 대표적이다. 우리금융은 당초 올 상반기에 우리카드(지분 100%)와 우리종금(약 59.8%)을 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었으나 하반기로 연기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은행장은 이미 지난 1월 지주사 출범식에서 “카드, 종금을 가능하면 상반기에 편입하겠다”며 “카드는 지주사 주식 50%, 현금 50%로, 종금은 현금으로 매수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밝혀둔 바 있다.

하지만 기업 가치가 약 1조 4000억원에 달하는 우리카드의 지분 50%를 자사주로 사고 나면 우리은행은 받은 주식을 6개월 안에 시장에 되팔아야 해서 대량 대기매물(오버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했다. 

손 회장은 주가 하락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들어서만 4차례나 자사주를 매수해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결국 지주사 편입을 하반기로 미루되 계열사들을 한 장소에 모으는 ‘물리적 통합’을 먼저 진행하기로 결정한 모양새다.

우리금융이 예정대로 오는 8월 인수를 완료하고 나면 새 건물에는 각 자회사와 은행 조직 일부를 포함해 전체 계열사 인력 약 1000명이 입주하게 된다. 이후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이 강조하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출범한 우리금융은 동양·ABL 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를 잇따라 인수했으며, 하반기 중에는 아주캐피탈·아주저축은행 인수를 끝낼 계획에 있다. 향후 증권사와 보험사까지 차례로 인수함으로써 ‘비은행 부문 강화’ 청사진을 완료하겠다는 게 손 회장 체제의 ‘빅 픽처’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신사옥 인수와 대규모 이사는 우리금융의 경영전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모멘텀이라 할 수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여의도에 ‘KB타운’을 조성한 KB금융처럼 우리금융도 물리적 통합을 계기로 한 시너지 극대화에 나섰다”면서 “실무적인 편의성도 증대되겠지만 서울 소공로 일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우리금융의 상징성 또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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