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KB·신한·우리·하나금융그룹 등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이자장사로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며 축배를 들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돌입한 저금리 시대가 최대 계열사인 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금융지주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9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91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해 상반기 실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B금융지주는 상반기에 1조83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나·우리금융의 순이익은 각각 1조2045억원, 1조1790억원이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보다 각각 4.1%, 7.5% 줄었지만 일회성 요인을 빼고 보면 경상 기준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작년 은행 명동 사옥 매각이익(세후 약 830억원) 등의 요인을 제하면 경상 기준 작년과 비슷하다”고 했고, 하나금융은 “1분기 임금피크 특별퇴직비용(1260억원)을 제외하면 작년 상반기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역시 예전 우리금융의 순이익과 비교하면, 충당금 등 특수요인을 제외한 경상 기준으로 사상 최대 성적표라고 발표했다.
금융그룹의 호실적 뒤엔 은행 담보대출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신한·KB금융의 상반기 이자 이익은 각각 3조9041억원, 4조549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 4.8%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2조9309억원, 하나금융은 2조8866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4개 금융 그룹이 상반기에 거둔 이자 이익은 총 14조2700억여원에 이른다.
그룹별로 전체 영업이익에서 이자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0∼8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지주사의 하반기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올해 안에 또 한차례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수신·대출금리가 모두 떨어지면서 이자수익이 낮아지게 된다.
실제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금융그룹사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끼쳐 하반기에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 제한이 없다면 대출 총량을 늘려서 이자수익 확보할 수 있지만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도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보니 대출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지주사들은 비이자 수익과 투자 금융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해외진출 통해 수익 다변화 하는 방법도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